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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와 충분히 신뢰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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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고운 기자

승인 : 2019. 04. 10. 17:48

CD 반명함사이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 보인다.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와 성과를 위해 가지만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은 물론 한·미 간에도 신뢰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일부의 한·미 균열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견을 드러내지 않는 게 절실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와 전문가, 언론들은 하나 같이 대북 제재 유지, 더 나아가 제재 강화까지 언급하고 있다. 일부 제재 완화가 필요한 한국정부의 ‘굿 이너프 딜’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거기다 한국정부의 중재안은 아직 북한의 동의를 받지 못한 것 같다. 우리 입장을 무리하게 설득하면서 그나마 쌓아 올린 남·북·미 간의 신뢰에 금을 낼 필요는 전혀 없어 보인다.

미국은 문 대통령이 자신들을 설득하기보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각을 바꾸길 원한다. 이번 기회에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입장을 충분히 들었으면 한다. 우리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나눠야 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한·미 공동의 목표를 다시 확인하고 이를 향해 함께 움직인다는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만남에서 꼭 미국을 설득할 필요는 없다. 북·미 대화 재개를 촉진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뢰를 주고 한국의 비핵화 노력에 대한 지지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미 정상 간 신뢰가 두터워지면 우리 중재안도 더욱 설득력이 커진다. 미국 대북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크지만 주요 대외정책을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을 감안하면 역시 답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단한 신뢰 형성이다.
북·미 간 비핵화 대화 재개가 우선인 만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은 다음 기회로 미뤄도 좋다고 본다. 남북과 북·미 관계가 긍정적으로 선순환할 수는 있지만 남북경협이 북한 비핵화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미국편’만을 들 수도 없기에 문 대통령의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 대통령이 북·미 간 중재자, 더 나아가 촉진자 역할을 잘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성과를 기대해 본다.
허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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