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대북제재 완화 이해관계 맞으면 회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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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실무 협의에 방점을 두는 ‘보텀업(상향식)’ 방식을 선호한다. 실질적 비핵화 진전이 있어야 정상회담이 가능한 구조다. 즉 북한이 핵을 실질적으로 포기하거나 그에 준하는 의지를 내비쳐야 협상에 임할 것을 공언해온 바이든 체제에서는 북·미 협상이 더딜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후보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구원이 깊다. 바이든 후보는 미 대선 유세 기간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독재자”, “폭군”이라고 표현했고 히틀러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유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바이든과 같은 미친개를 살려두면 더 많은 사람을 해칠 수 있으므로 더 늦기 전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또 당시 바이든을 “모리간상배”, “사흘 굶은 들개”, “치매 말기”, “집권욕에 환장이 된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지칭하며 원색적인 모욕을 서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데는 겉으로라도 서로 호감을 드러내는 등 돈독한 관계였던 점이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은 2017년 9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지만 이후 태도를 전향해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연 전례가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사상 처음으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을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 “불망나니”, “깡패”라고 맹비난했다.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바이든을 비난한 논평보다 수위가 높았다.
하지만 양측은 바로 이듬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1차 북미정상회담을 연 데다가 2018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 1년 4개월간 무려 27통의 친서를 교환하며 끈끈한 관계로 뒤바뀌었다.
이 같은 북·미 정상 관계를 둘러싼 반전이 이번에도 일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 경제가 삼중고로 심각한 침체기에 빠진 만큼, 대북 제재 완화를 약속받기 위해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