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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양극화 현상, 코로나에도 샤넬은 가격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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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희 기자

승인 : 2021. 02. 03. 08:02

샤넬 인상 소식에 구매행렬
지난해 5월 샤넬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
패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와 소비 침체로 인해 매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명품 업계의 20% 이상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SPA브랜드의 인상률은 5% 수준에 그치면서 국내 패션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2일 금융정보분석업체 밸류챔피언에 따르면 샤넬은 최근 대부분 나라를 대상으로 가격을 약 -7~35%(15개 국가 대상) 인상 조정했으며 가격 인상 폭이 큰 나라는 호주, 가장 적은 나라는 미국으로 나타났다. 15개 국가의 샤넬 주요 상품 가격 인상폭을 비교한 결과 평균 가격 인상률은 17%다. 국내는 28%로 인상폭이 두 번째로 높다.

실제 국내 샤넬의 경우 가격 인상폭이 가장 큰 상품은 ‘2.55 플랩백’(small)으로 2019년 8월 기준 652만원에서 지난 1월 기준 864만원으로 32% 인상됐다. 샤넬은 매년 가격 인상을 강행하지만 오히려 인기는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상설이 돌 때마다 물건을 미리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물건을 사는 소위 ‘백화점 오픈런’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평균 가격 인상률이 3%(13개 국가 대상)를 기록했다. 국내 가격 인상폭은 5.14%로 13개 국가 중 세 번째로 높다. 유니클로는 불매운동과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글로벌 SPA 브랜드로 꼽힌다.
유니클로는 가성비를 고려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럭셔리 브랜드 수요 증가폭에는 한참 뒤떨어진다는 게 밸류챔피언의 분석이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SPA 브랜드와 럭셔리 브랜드의 극명한 가격 인상률 차이는 패션업계 양극화를 시사하고 있다.

김희영 애널리스트는 “국내 소비자들은 유행에 민감해 명품 구매시에도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남들이 사면 따라 사는 성향이 강하다”며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억눌렀던 쇼핑 욕구를 한꺼번에 분출하는 ‘보복 소비’ 성향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가격이 인상됨에도 불구하고 명품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우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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