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혈중 케톤 수치 높을수록 비알콜성 간질환 발생 위험 낮춰

건강한 성인에서 케톤뇨가 비알콜성 간질환 발생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중 케톤 수치 높을수록 비알콜성 간질환 발생 위험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은 류승호·장유수·김예진 코호트연구센터 연구팀이 지난 2011~2017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지방간 및 간 섬유화 소견이 관찰되지 않은 비당뇨 성인 15만3076명을 대상으로 4.1년간 추적·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비알콜성 간질환과 케톤 수치의 보다 명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요케톤 수치를 ‘없음’, ‘100-500 mg/L’, ‘500 mg/L 이상’의 3개 범주로 분류해서 분석했다. 그 결과 케톤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케톤 수치가 높아질수록 지방간 발생 위험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인슐린 저항성이나 당뇨·비만과 같은 요인들을 배제시킨 이후에도 케톤뇨와의 연관성이 동일하게 관찰돼 케톤체 자체가 지방간에 미치는 독립적인 영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류 교수는 “건강한 성인에서 케톤뇨가 지방간 감소와 유의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혈중 케톤 수치를 높이는 생활 습관 및 식이법이 지방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교수는 “다만 케톤 유발 식이요법의 장기적 효과나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식이요법을 실시할 경우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도록 하고 특정 영양소를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혹은 과잉으로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높은 혈중 케톤 자체가 지방간 위험을 감소시키는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존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에게서 케톤 수치가 증가할 경우 간의 지방 연소가 특이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케톤체가 항산화 물질을 증가시키고 간 내 염증 감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간 섬유화 진행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케톤은 지방이 분해될 때 간에서 생성되는 지방 대사의 부산물이다. 케톤은 체내 탄수화물이 고갈된 경우 및 공복 시에 생성된다. 칼로리 제한 식이, 저탄수화물 식이, 간헐적 단식, 금식 등을 통해 탄수화물의 섭취를 장기간 제한하거나 장시간의 고강도 운동을 할 경우에 수치가 증가한다.

제1형 당뇨병과 같은 병적 원인으로 케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경우 여러 문제를 동반할 수 있지만 당뇨가 없는 건강한 성인의 케톤 수치 상승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대사적으로 유리한 상태를 반영한다는 연구도 있다. 탄수화물의 섭취는 극도로 줄이고 지방을 늘려먹는 케토 제닉 식이요법이 지방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케톤 수치 증가가 비알콜성 간질환 발생에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