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금융불안 속 Fed 금리인상, 당국 어깨 무겁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323010013447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3. 03. 23. 18:19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2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이에 따라 기존 4.50~4.75%에서 4.75~5.0%로 높아졌다. Fed는 지난해 3월 이후 9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로 전월 대비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높다고 본 것이다. 다만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뱅크런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한 점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0.25%만 인상하는 절충안을 택했다. 새 기준금리 4.75~5.0%는 2007년 9월 이후 약 16년 만의 최고치다.

미국 기준금리 최고치가 5%대에 이르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최대 1.5%p까지 벌어졌다. 연준은 올해 말 미국 최종금리 수준을 '기존의 5.1%'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한 차례 더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경제에는 SVB 뱅크런 이후 금융시스템 불안 속에 상반되는 흐름인 1300원대 고환율 부담과 추가 금리인상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동결한 바 있다.

미국의 SVB에 이어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CS)까지 무너지고 있는데도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정부는 23일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상황점검에 나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재연 및 실물경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높은 경계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외환보유고나 금융회사 건전성 측면에서 우리의 금융시장은 아직 위험하지는 않다는 게 정부와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조그마한 사건으로 조성된 불안감이 순식간에 시스템 전체로 번지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 장관 옐런이 "예금의 광범위한 보장"이라고 했다가, 다시 사안별로 판단해서 "보증한도를 넘긴 예금까지 보증해주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일부 수정했다. 그러자 미국의 주식시장이 급등락의 춤을 췄다. 지금은 조그만 입장의 변화에 금융시장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한다. 당국의 무거운 입과 적절한 행동을 기대한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