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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 지방발전 추진위 구성?…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상황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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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4. 01. 30. 11:24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밝혔다./연합뉴스
정부는 북한 당국이 '지방발전 20×10'을 이끌 비상설 중앙추진위원회(추진위)를 구성한 데 대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북한은 농사, 살림집 건설을 강조하고 있는데, 20×10 계획에 인력이나 자재가 우선 투입되면 다른 사업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지방 공업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 충분한 재정, 자재, 설비들이 뒷받침될지 미지수"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화군 사례보다 설비 수준을 제고하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에 기계나 금속 부문 생산 능력을 올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3∼24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방에 기초식품과 식료품, 소비품을 비롯한 초보적인 생활필수품조차 원만히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당과 정부에 있어서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라며 경제난 가속화에 따른 배급 시스템 붕괴를 사실상 시인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민생 개선을 위해 '지방발전 20×10' 계획을 대안으로 내놨다. 해당 정책은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지방 경제 개선을 위한 국가발전 계획 일환 중 하나로, 매년 20개 군에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군을 경제 부문에 동원하는 배경에는 김 위원장 자신을 '애민주의' 이미지를 연출해 사회주의 체제 결집력을 다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러 간 밀착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북제재로 막혀 있는 틈을 기회로 삼아 외부 에 둥지를 틀려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그간 민생을 외면하고 무기개발과 도발로 국제 제재와 고립을 자초했다"며 "북한은 향후 부족한 재원을 가지고 무기개발과 지방발전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은 평양·지방 간 격차심화를 비롯, 초보적인 조건도 갖추지 못한 매우 한심한 상태"라며 "북한이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중대하고 역사적인 결단이라면서 민생 개선을 강조하는데 그 진정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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