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은 우리 기술과 나라의 미래 안중에도 없어
영풍 석포제련소 폐기물 처리 최 회장이 거절 후 갈등
우리 회사 팔 만한 기술 많아…국가적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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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1985년 고려아연에 입사해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현장에서 아연 등 유가금속 회수율을 끌어올리는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등 사내 '산증인'이라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번 기자회견도 자청해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형진 영풍 고문과도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만큼 관련 발언도 이어나갔다.
24일 이제중 부회장은 "MBK파트너스 같은 투기 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MBK파트너스라는 투기 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우리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우리의 기술, 우리의 미래, 우리나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 오직 돈, 돈, 돈 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영풍제련소는 지금 적자이고, 현재 전년보다 생산을 40% 감산해 조업하고 있다"면서 "고려아연이 그렇게 안 된다고 어떻게 장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영풍과 갈등을 빚기 시작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4~5년 전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환경문제가 불거진 게 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에 따르면 당시 장 고문은 카드뮴 누출, 산업폐기물 등의 문제를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를 통해서 해결하고 싶어 했다. 이 부회장은 "남의 공장 폐기물을 우리 공장에서 받아 온산제련소를 영풍제련소의 폐기물처리 공장으로 할 수가 없다"면서 "이걸 막은 사람이 최윤범 현 회장이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관련 증거들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이 자리에서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인수합병이 이뤄질 시 어떤 식으로 고려아연의 경쟁력이 훼손되느냐는 질문에는 "투기회사들이 볼 때 돈만 놓고 보면 고려아연에서 팔아먹을 기술이 엄청 많다"고 말했다. 어떤 기술은 몇천억원 수준의 것도 있다며 해외로의 기술 및 자산 유출을 우려했다. 그는 "모든 비철금속 생산을 중국이 바라고 있다"며 "이건 국가적인 재앙"이라고 못 박았다.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의 경영자로서 가장 적합하다는 피력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최윤범 회장은 온산제련소에서 1년간 현장실습을 통해 웬만한 기술을 다 마스터했다"면서 "사람을 가족처럼 대해 주는 게 최 회장이고, 사람을, 직원을 머슴처럼 대하는 게 장 고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호주SMC제련소 사장으로 가서 만년 적자인 공장을 흑자로 전환시키고 고려아연으로 컴백한 기술과 전문 경영을 다 같이 갖춘 인물"이라고 내세웠다. 이 부회장은 "최 회장 때문에 고려아연 관계가 틀어졌다?, 그건 장 고문 생각이고 저는 그 말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