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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물까지 ‘당근거래’… 위기감에 견제 나선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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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12. 22. 19:25

직거래로 중개 수수료 부담 줄지만
중도금 먹튀·허위매물 부작용 속출
전문가 "시대 흐름… 상생방안 필요"
당근 "중개사 매출창구 구축 추진"
프롭테크(부동산+기술) 발달로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부동산 직거래가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도금만 받은 채 잠적하는 이른바 '먹튀' 등 부작용이 속출하다 보니 정부가 거래 당사자인 집주인의 실명 인증을 권고하는 등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편으론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역대급 불황을 맞고 있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중개협)가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 대한 견제의 날을 세우고 있어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중고물품 온라인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최근 안전한 부동산 거래를 위해 '집주인 인증 기능'을 도입 및 확대 적용 중이다. 월세 등을 중심으로 중개 거래 수수료 부담을 줄이려는 직거래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도금 먹튀' 및 허위매물 등록 등 부작용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실명 인증 확대를 권고한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소속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당근마켓에서 이뤄진 부동산 직거래는 2022년 7094건에서 지난해 2만3178건, 올해 1~7월 3만4482건 등으로 증가세다. 하지만 지난 9월 기준 전체 부동산 물건 5만건 중 집주인 인증이 된 매물은 23%에 불과하다.
맹점은 개인 간 부동산 거래는 공인중개사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허위 및 미끼 매물 등록 여부를 감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근마켓 관계자는 "집주인 인증 기능을 통해 게시글을 올린 사람의 매물과 등기부상 소유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했다"며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가 게시글을 올리는 경우도 많아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정보 불일치 매물을 필터링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기 피해가 우려되는 이용자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해당 매물을 내리고, 집주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재확인한 뒤 게시글 재노출 여부를 결정하는 등 소비자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계의 견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 11일 중개협 제14대 회장으로 당선된 김종호 당선자는 '직거래 플랫폼 격파'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래량이 줄며 업황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거래 플랫폼 등장으로 중개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개협 한 임원은 "직거래 플랫폼 등장에 따라 중개사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작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생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부동산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난 결과이기 때문에 과도한 경쟁보다는 적절한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근마켓도 이를 의식한 듯 공인중개사가 매물을 올릴 수 있는 창구를 구축하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서울 일부 지역 등에서 공인중개사 인증을 완료하고 비즈프로필을 갖고 있는 경우 공인중개사가 매물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빠르게 물건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테스트에 참여한 중개사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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