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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수출마저 위협… 경제까지 뒤흔드는 ‘탄핵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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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12. 29. 17:55

경제 리더십 공백에 비상등 켜져
'1인 3역' 떠안은 최상목 부총리
무안 항공기 사고 수습까지 맡아
"위기 대응 못하면 정책 좌초 위기"
최상목 권한대행, '인명구조 총력' 지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전남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대응을 위해 정부서울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경제 위기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금융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뚫고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전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정부의 경제사령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역할까지 맡아야 하는 '과부하' 문제도 위기론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정치셈법으로 밀어붙인 '탄핵 도미노'가 경제까지 뒤흔드는 최악의 국정공백 사태로 치닫는 상황이다.

◇경제사령탑이 '대행' 맡아 사고현장 지휘…韓경제 리더십 공백

29일 관가와 경제계에 따르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역할은 정부조직법 제26조에 따라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이어받게 됐다. 유례없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대외신인도와 경제안정에 총력 방어를 해온 최 부총리가 이제는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으로 1인 3역의 맡게 된 것이다.

당장 최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권한과 직무를 맡게 되면서 경제 사령탑 역할에 쏟을 수 있는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날 최 권한대행은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와 관련해 서울정부청사에서 자신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데 이어 전남 무안으로 이동해 사고현장 수습을 지휘했다. 정부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부재한 가운데 발생한 사고에 대해 "최 권한대행 지휘에 따라 적극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 파고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권한대행 체제'의 불안정한 정부 시스템 문제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경제계 안팎에선 최근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적극적으로 안정시킬 정부의 리더십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지막 경제컨트롤타워 지키지 못하면 경제정책 좌초할 수도"

최근 금융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견될 정도로 위태로운 형국이다. 실제 지난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480원을 돌파하며 '환율 1500원 시대'를 목전에 두게 됐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 환율이 1480원대까지 올라선 건 2009년 3월 16일(1488.5원) 이후 처음이다.

원화 가치 한 달 새 5% 추락…환율 1,500원 뉴노멀될까
29일 서울 명동 환전소의 모습. 원화가치가 한 달 새 5% 추락하면서 환율이 1500원선에 바짝 다가가고 금융위기 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 속에 이달 초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국내 정국 불안까지 더해진 여파다. /연합
이에 최 권한대행이 즉각 "과도한 시장 쏠림에 단호한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요동치는 환율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정치 혼란이라는 위기의 근본 원인 해소 없이는 당국의 구두개입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욱이 최 권한대행이 무안 사고는 물론 외교·안보 이슈까지 총괄해야 하는 만큼, 시장에선 경제위기 시그널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거시경제 불안, 트럼프 무역정책에 대응할 리더십 부재 등을 고려하면 환율 상승 압력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마지막 남은 경제 컨트롤타워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면 경제정책 자체가 좌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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