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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기 핵심 이익지표인 NIM(순이자마진) 하락과 대출 수요 축소로 이자수익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대출 부실화로 건전성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소상공인 금융지원 부담 확대와 제4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경쟁 심화도 주요 은행 경영환경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연말 기준 이자수익 추정치는 21조4118억원(우리금융) 수준에서 30조5559억원(KB금융)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들 금융그룹 모두 이자수익이 전년 대비 많게는 5.68%, 적게는 3.07%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증가폭이 1%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은행권 핵심 수익원인 이자수익 성장세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금리인하기 저원가성 예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대출 수요도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떨어질 때는 예수금 등 저원가성 자금 이탈이 가속화돼 은행의 자금운용도 쉽지 않은데, 경기침체 우려로 투자 등 기업의 자금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 대출자산 확대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기엔 NIM 하락을 피할 수 없는데, 내년에는 NIM이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결국 이자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가계부채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PF 시장과 주식시장도 좋지 않아 비이자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 경기침체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경영환경도 악화될 수밖에 없어, 이들에게 대출을 내준 은행들의 여신 건전성도 부담되는 상황이다.
금융연구원 김영도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올해 은행의 실적과 향후 경영과제' 보고서를 통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이 직면한 상황이 만만치 않아서 은행의 건전성,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자금을 공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그룹 관계자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연체 등 대출 부실 리스크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 결국 은행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권 연체율은 지속 상승 추세에 있다. 기업대출 중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0월 말 기준 각각 0.70%와 0.65%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연간 6000~7000억원 규모 소상공인 상생금융 방안도 은행 수익성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시장 수요가 제한된 상황에서 우량 차주를 선점하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은 심화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수익성은 더 악화될 수 있다"면서 "4인터넷전문은행 등장도 주요 은행들의 경쟁이 심화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