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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공중파 주말 예능에 ‘불륜 러브라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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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0. 02. 27. 10:33

김영진
문화스포츠부 김영진 기자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SBS 대표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최근 방송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에서 멤버들은 지석진과 전소민을 뜬금없는 ‘러브라인’으로 엮어 몰아갔기 때문이다. 멤버들의 막무가내에 지석진은 당황한 역력을 표했고, 전소민도 애써 상황극에 참여했지만 씁쓸하게 웃어보였다.

‘런닝맨’의 이러한 러브라인은 처음이 아니다. 방송 초반 개리와 송지효를 엮은 것을 비롯해 김종국·송지효, 김종국·전소민, 양세찬·전소민까지 엮더니 결국엔 유부남인 지석진까지 끼게 됐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멤버들을 엮어 ‘러브라인’을 만드는 건 허다한 일이지만 유부남인 지석진과 미혼인 전소민을 엮는 건 결코 웃음거리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불쾌감이 느껴지는 처사였다.

‘런닝맨’은 12세 관람가에 일요일 오후 5시 방송된다. 온 가족이 월요일을 준비하며 쉬는 휴식 시간이기도 하다. 거기다 ‘런닝맨’은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장수 프로그램이다. 출연진과 제작진, SBS도 ‘런닝맨’의 막대한 영향력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런닝맨’은 이미 오래 전부터 김종국이 멤버들에게 행사하는 위협감을 웃음 코드로 잡았고, 여성 연예인이 게스트로 출연하면 남자 출연진과 엮는 걸 재미 삼아왔다. 이광수는 게스트를 향해 여성비하적인 단어 ‘꽃뱀’을 사용한 적도 있다. 이번 ‘지석진 러브라인’을 빼고 봐도 그동안 ‘런닝맨’이 구사하던 웃음코드는 굉장히 구시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이다. 이번 논란으로 ‘런닝맨’의 시청자 게시판은 난리가 났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자막 한 줄로, 출연진들의 근황 토크에 녹여내는 가벼운 사과로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불쾌감을 느꼈을 시청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가 필요하다. 문제가 되는 지점들을 지금이라도 고치지 않는다면 ‘런닝맨’이 20주년을 맞더라도 결코 당당하진 못할 것이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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