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코로나19 타격, 라틴아메리카에서 유독 심각한 이유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619010011298

글자크기

닫기

안성주 상파울루 통신원

승인 : 2021. 06. 20. 14:21

-세계 인구 8% 거주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세계 사망자의 24% 나와
-다양한 원인 속에서도 특히 구조적 문제, 정책실패, 열악한 보건 서비스 지적돼
1314189253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2020년 1월만 해도 중남미는 ‘코로나 청정지역’이라고 불렸다. 상황은 2월 말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온 브라질 남성이 첫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180도 달라졌다.

2020년 하반기 미주 지역은 브라질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염병의 새로운 진원지가 됐다. 이는 현 시점까지 지속된다. 백신 보급을 빠르게 진행하며 전염병 극복을 바라보는 북미와 달리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

세계 인구의 8%가 거주하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약 24%가 나왔다. 인구 100만명당 일일 확진자가 가장 많은 30개 국가 중 14개국이 위치해 있다. 전염병 관련 글로벌 통계를 수집하는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비율은 ‘유럽 1.2명, 북미 1.1명, 아시아 1명, 아프리카 0.26명’ 등이다. 반면 라틴아메리카는 무려 9명에 이른다. 심지어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누적 확진자 기준 3위이자 누적 사망자 2위를 달린다.

왜 유독 라틴 아메리카의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 것인지를 놓고 BBC 브라질은 18일(현지시간) 크게 세 가지 원인을 짚었다. 첫째 지도자들의 정책 실패다. 브라질 감염학회 회장인 조세는 “격리 후 계획이나 규칙, 역학적 통제, 대량 검사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라틴 아메리카 지도자들은 확산 통제에 우선 순위를 둬야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둘째 공중 보건 문제와 인도적 위기가 결합한 결과물이다. 권위있는 과학분야 간행물인 란셋 저자들은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내용에서는 “많은 이들이 브라질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실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실 정치적 불안정, 부패, 사회적 불안, 무엇보다 소득, 건강 및 교육 분야에서 만연하게 이루어진 불평등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란셋은 라틴아메리카 내 노동력의 54%가 비공식 노동이며 페루에서는 이 수치가 70%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칠레의 면역학자 마르셀라는 “칠레의 사회경제적 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며 하루하루 끼니를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대도시 지역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대중 교통을 이용하며 바이러스 확산이 빨라졌다”고 주장했다.

셋째 열악한 보건 서비스다. 라틴아메리카 대다수 국가의 주민들에게는 의료 상담, 검사, 후속 조치 등에 대한 접근이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중 보건 시스템이 체계화되지 않았던 까닭에 코로나19 검진도 상대적으로 적었고 양성률은 평균치를 크게 상회해 병원 내 환자가 넘쳐났다. 유사한 사회·경제적 상황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아프리카에서는 적어도 아프리카 질병 통제 예방 센터가 있다.

BBC 브라질은 결과적으로 의료시스템의 개선 및 공중 보건 기관 강화, 사회적 불평등과 빈곤문제 해결만이 근본적인 개선을 이끌어낸다며 전염병 극복을 위한 원론적 해법을 제시했다.

안성주 상파울루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