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CATL “중국 정부 마스터플랜의 구상·작품 같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11223010014143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12. 23. 12:00

NYT "CATL 창업과 부상에 중국 정부 전폭적 정책 지원"
창립 초기, 정책 은행·지방정부 자금 지원
장쩌민·원자바오·바이든 가족 연관 기업 투자 참여
CATL 창업자, 시진핑 주석 정치적 고향 출신
CATL
19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CATL의 신형 리튬이온 배터리 프로젝트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사진=CATL 홈페이지 캡처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중국 CATL(寧德時代·닝더스다이)의 창업과 급성장에는 원료 확보부터 보조금 지원까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NYT는 그 과정에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가족과 관련 의혹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중 CATL 창업과 부상에 중국 정부 전폭적 정책 지원...창립 초기, 정책 은행·지방정부 자금 지원

NYT는 중국 정부가 규정을 통해 CATL이 독립 회사로 부상하고 도약하는 것을 지원했다며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코발트와 리튬 확보에 중국 기업과 지방 정부가 관여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정책 은행들은 CATL 창립 초기 칭하이(靑海) 공장 건설에 1억달러(1190억원)를 지원했고, 칭하이성 정부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300만달러(392억원)를 투입했다.

칭하이성은 CATL이 리튬 확보를 위해 자회사를 설립한 곳이기도 하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은 한때 미국 기업이 막대한 매장량을 채굴했던 콩고민주공화국 등의 코발트 확보에 뛰어들었고, CATL은 세계에서 코발트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인 콩고의 키산푸(Kisanfu) 구리·코발트 지분의 4분의 1을 지난해 중국 뤄양롼촨무예(China Molybdenum)로부터 1억3750만달러(1633억원)에 인수했다.

CATL 창업자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중국 CATL(寧德時代·닝더스다이)의 쩡위췬(曾毓群) 창업자./사진=CATL 홈페이지 캡처
◇ 중국 정부, 중국 기업 생산 배터리 장착 전기차에만 보조금 지급....GM, LG서 CATL로 배터리 공급업체 바꿔

중국 정부는 2015년 발표한 10대 핵심 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 등 정책을 통해서도 CATL 등 자국 기업들을 지원했다.

중국 내 자동차업체가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만 사용하도록 한 데 이어 중국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중국 수출 전기차에 장착한 배터리를 LG에서 CATL로 교체했다.

이는 곧바로 CATL의 높은 이익률로 나타났다. 자동차산업은 매출의 최소 5%의 세후 이익을 성공으로 간주하는데 CATL은 지난해 11.1%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높은 이익률에도 불구하고 CATL은 지난해 순이익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정부 보조금을 계속 받았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 사안 중 하나로 미국 정부는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중국 정부, CATL 창업 과정서 ‘해외 완성차 업체, 핵심 기술 현지 업체 이전 명시’ 정책 발표

CATL이 창업하는 과정에도 중국 정부의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중국 정부는 2011년 자국 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려는 해외 완성차 업체에 대해 핵심 기술을 현지 업체에 이전해야 자동차 구매자에게 최대 1만93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1년 말 일본 배터리업체 TDK는 자사 엔지니어 출신 쩡위췬(曾毓群)이 중국인 투자자들과 함께 TDK의 자회사 지분 85%를 인수하도록 허용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쩡위췬이 창업한 회사가 CATL이고, 첫번째 주요 고객은 미국 매사추세츠·미시간주 베터리 공급업체인 A13에서 CATL로 교체한 BMW였다. 그리고 4년 후 다른 중국 투자자 그룹이 TDK로부터 나머지 15%까지 모두 매입했다.

이에 대해 제너럴모터스(GM) 아시아 담당 책임자였던 마이클 던은 “CATL은 틀림없이 중국 정부 마스터플랜의 구상(concept)이자 작품(creation)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 “CATL, 중국 정부 마스터플랜의 구상·작품 같아”...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 미국의 14배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창업한 CATL의 시가총액은 2400억달러(285조원)로 160억달러(19조원)인 TDK의 15배 수준이다. 쩡위췬의 재산은 약 600억달러(71조2500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CATL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고, 2위인 LG 에너지솔루션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1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영국 런던 소재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 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14배에 달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 CATL 투자에 장쩌민·원자바오·바이든 가족 연관 기업 참여...CATL 창업자, 시진핑 주석 정치적 고향 출신

NYT는 CATL의 초기 투자자와 중국 및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추적했다.

CATL은 2018년 기업공개 이전 극히 소수의 투자자에게만 투자 기회를 제공했다. 이 중에는 CATL과 리튬 가공회사를 설립한 사업가 페이전화(裴振華), 콩고의 CATL 파트너인 뤄양롼촨무예의 최대 개인주주인 유용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CATL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지분 1.2%를 가진 투자펀드 궈카이보유(國開博裕)도 참석했는데 이 회사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손자가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다.

참석자 중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일가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내셔널 트러스트’라는 금융사의 계열사도 있었다. 다만 원 전 총리의 일가가 CATL의 재정적 지분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NYT는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지난해 4월까지 이사로 재직했던 중국의 투자회사 BHR도 2016년 약 1500만달러(178억원)에 CATL의 지분 0.4%를 취득했다. 2019년 BHR이 CATL 지분을 처분하려고 할 당시 주식의 가치는 7600만달러(903억원)로 투자 대비 5배 이상 급등했다.

BHR이 CATL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헌터의 역할은 확인되지 않았다. 헌터의 변호사는 헌터가 더는 BHR과 관련이 없다고만 했다. 다만 헌트와 마찬가지로 BHR의 지분 10%를 소유한 또다른 이사는 CATL 지분 취득과 관련해 약 23만달러(2억73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쩡위췬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에도 주목했다. 쩡위췬은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으로 시 주석이 1988년부터 1990년 동안 공산당 서기장을 지낸 해안 군사도시 닝더(寧德) 출신으로 CATL의 간부 중에는 이 지역 출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NYT는 시 주석과 CATL 간 뚜렷한 연결 고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