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문가 “바이든 대통령 김정은에 친서 보내야”

정세완화·북미 대화 모멘텀 만들 것
北 바로 대화 나올진 미지수 전망도

서명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한·미 양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세 완화와 북·미 대화 재개 모멘텀을 만들이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중단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고 이를 실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 재개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미국과 한국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더라도 북한이 곧바로 대화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지난 몇 주 동안 보여준 것처럼 북한의 골칫거리는 저절로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의 바람을 보여주는 개인적 편지를 김 위원장에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여 석좌는 “그렇게 한다고 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거부해 온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도박식 정상회담으로 복귀하겠다는 약속은 아닐 것”이라며 “오히려 친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김 위원장은 만만찮은 지도자로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김 위원장의 입장을 누그러뜨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 석좌는 “이런 식의 접근은 과거에도 김 위원장에게 효과가 있었다”며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도발을 방치할 여유가 없고, 불행하게도 시간은 북한의 편이기 때문에 지금 다시 관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 석좌는 “유일한 옵션으로서 외교적 관여가 있다”며 “북한이 강력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는 또 다른 핵실험을 시도하기 전에 지금 북한과 접촉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랬듯 바이든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 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난달 ‘2022년 북핵 동향 평가와 북핵협상 재개 전략- 북핵 동결을 위한 잠정합의 추진 방안’ 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무대 중앙으로 불러내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 초청장을 보낼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바이든 친서에 담길 사항으로 싱가포르 공동선언 계승 및 4개 목표 추진 의사 확인, 핵·미사일실험 모라토리엄 지속 기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실현을 위한 고위실무협상 조기 개최 제안,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과 경제협력 등을 제시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가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한국 대선 등 당장의 정세와 맞물려 북한의 무력시위를 잠시 멈추게 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김 위원장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