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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면적 13배가 불탔다” 아르헨티나 북동부 삼킨 산불...신음하는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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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02. 21. 16:10

Argentina Fires <YONHAP NO-3046> (AP)
2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북동부 코리엔테스주 산토 토메에서 소방관들이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AP 연합
아르헨티나 북동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서울 면적의 13배에 달하는 숲과 습지가 초토화됐다. 오랜 가뭄과 건조한 날씨로 세력을 키운 산불이 습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인포바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북동부 코리엔테스주에서 시작된 산불이 몇 주간 이어지며 지금까지 7852㎢의 땅이 불탔다. 이는 코리엔테스주 전체 면적의 10분의 1이며, 서울 면적(605㎢)의 13배에 달하는 규모다. 소방당국은 최소 8건의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고 전했다.

항공기와 지역 주민들까지 가세해 진화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오랫동안 이어져 온 가뭄과 낮은 습도, 강한 바람이 맞물려 산불은 매일 300㎢가량의 땅을 잿더미로 만들고 있다. 코리엔테스주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 “22년간 근무하면서 이렇게 오래 지속된 가뭄도, 이렇게 큰 산불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허브차의 일종이자 아르헨티나의 대표 음료인 예르파 마테 농장이 코리엔테스주에 대거 위치해 있어 이번 산불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손실도 클 것으로 보인다. 산불 진화 자원에 나선 한 주민은 산불로 인한 경제적·환경적 타격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코리엔테스주는 화재라는 재앙에 맞닥뜨렸다”면서 “많은 동식물들이 사라졌으며 일자리도 잃게 됐다. 앞으로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금까지 산불로 인한 경제 손실이 200억 페소(약 22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로 입은 피해가 회복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불은 아르헨티나 최대 습지인 이베라 국립공원의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역 인근에 사는 악어와 퓨마 등이 불길을 피해 달아나는 영상이 올라왔고, 버팔로 57마리는 불에 타거나 연기에 질식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일부 동물은 번지는 불을 피하려다 차에 치어 죽었다.

구스타보 발데스 주지사는 코리엔테스주를 ‘생태·환경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산불 진압을 위해 아르헨티나의 다른 지역은 물론 브라질도 소방 인력을 지원하고 나섰다. 발데스 주지사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브라질 기상청에 따르면 코리엔테스주에서는 주말부터 시작된 약한 빗줄기가 다음 주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산불이 잡힐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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