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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SLBM 발사 후 ‘침묵’… 윤석열정부 ‘간’보며 ‘협상 주도권’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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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2. 05. 08. 14:47

ICBM 발사 이어 SLBM 발사하고도 관련 보도 없어
자제 요청하는 중국 눈치보면서도 윤석열정부 '간보기'용
강경한 대북관 지닌 윤 당선인에 강력한 메시지 효과 노리며 '외부 과시용'도
북한, 윤석열 당선인 취임 사흘전 SLBM 발사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사흘을 앞두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정 1발을 발사한 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지 사흘 만에 다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한껏 높였다. 다만 8일 북한 주요 관영매체들은 전날 발사한 SLBM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어 내부 결속보단 외부 과시용이란 평가가 나온다. 윤 당선인 취임식에 앞서 대남 ‘간보기’를 통해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으로도 읽힌다.

북한은 통상 미사일 발사 다음 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에 관련 소식을 자세히 싣는다. 게임체인저로도 평가되는 SLBM의 경우 전략 핵무기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군사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지니지만 아직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북한은 이번 SLBM 발사에 앞서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쏜 뒤에도 다음 날 관련 보도를 하지 않으며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전략무기인 ICBM과 SLBM 발사 후에도 보도를 하지 않는 경우는 자신들의 시험 발사가 실패했을 때다. 하지만 북한은 하루 이틀 간격을 두고 관련 보도를 한 적도 있어 성급하게 판단하긴 이르다.

전날 합동참모본부는 7일 오후 2시 7분께 북한 함경남도 신포 해상 일대의 잠수함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이 발사된 것을 포착하고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약 600㎞, 고도는 60여㎞로 분석했다. 군당국은 이번 SLBM을 작년 10월 발사한 ‘미니 SLBM’과 유사한 기종으로 평가하면서도 실패로 단정짓지는 않았다.
이 같은 북한의 이례적인 침묵모드는 그간 주민들에게 성과를 선전하면서 내부결속을 다졌던 것과는 다르다. 외부적으로는 자위권 성격의 군사행동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엄연한 ICBM 발사기술을 가진 군사대국으로서 행동 하나하나에 일일이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다.

오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서 SLBM을 발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공언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무기개발을 지속할 것이라는 것과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일련의 행동이라는 평가다. 군 당국자는 “SLBM이라는 것 자체가 전략무기인 만큼 새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자기들은 계획대로 간다는 점을 새 정부에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침묵의 대해 “기술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그들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그로 인한 한·중 관계의 악화를 바라지 않는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중국의 대북 정치적 영향력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매년 약 400만배럴의 원유를 공급받고 있어 중국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대통령 선거 이후 중국의 적극적인 대 한국외교에 비추어볼 때 중국이 북한의 무력시위를 자제시키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까지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대북 지렛대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그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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