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이란에 가스·전기 대금 지불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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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 외무부 고위 관리는 자국에 묶였던 이란 자금 27억6000만 달러(약 3조5000억원)가 미국의 허가를 받아 동결이 풀렸다고 밝혔다.
이번 동결 해제는 파우드 후세인 이라크 외무장관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중동 지역 외교장관 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합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흐메드 알사흐하프 이라크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후세인 장관과 블링컨 장관의 회담에서 실질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지만 금액 등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동결이 해제된 27억6000만 달러는 이라크가 이란으로부터 수입한 가스·전기 대금으로, 그간 미국 제재로 이라크는 이란에 돈을 지불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는 이 금액을 이란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라크가 하루 5500만∼6000만㎥의 가스를 필요로 하며 대부분의 물량을 이란에서 수입하는데, 그간 미국 제재를 이유로 지불하지 못한 판매대금이 110억 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야흐야 알에샤크 이란·이라크 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이란 언론과 인터뷰에서 동결 해제를 확인하며 "이는 양국의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에샤크 회장은 최근 미국 고위관리가 오만을 방문했고,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 오만 술탄이 이란을 방문한 뒤 자금 동결 해제 합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내 이란 자금 동결 해제 소식에 이란 리알화의 통화가치는 이날 안정세를 보였다. 이란 리알화 시장 환율 고시 사이트인 '본바스트'에 따르면 이날 매매 환율은 미국 달러당 49만3000리알로, 2주 전 환율인 55만 리알보다 10％가량 내렸다.
리알·달러 환율은 31만∼32만 리알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9월 이란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꾸준히 상승한 바 있다. 현지 언론들은 최근 환율 하락(통화가치 상승) 원인이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금의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