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젤렌스키, ‘반러 옥중투쟁’ 조지아 전 대통령 석방 요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704010001362

글자크기

닫기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3. 07. 04. 11:09

우크라 내 조지아 기업 및 비자 발급제한 등 대규모 제재안 서명
clip2023070403365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월 옥중 단식투쟁으로 체중이 50kg 빠져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조지아 내 친서방 세력의 주축인 미하일 사캬슈빌리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그의 석방 및 우크라이나 송환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AP·연합
구소련 연방이었던 조지아(그루지아)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규모 반러 시위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지아 내 친서방 세력의 주축인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 조지아 대통령의 석방을 강력히 요구했다.

카자흐스탄 일간 자꼰지는 3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우크라이나 조지아 대사를 초치해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 및 우크라이나 송환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젤렌스키 텔레그램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송환에 동의할 것을 이미 여러번 요청한 바 있다"며 "쇠약해진 그의 건강 치료를 위해 조지아 대사를 초치해 48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를 떠나 트빌리시(조지아 수도) 당국과 협의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4~2013년 두 차례에 걸처 조지아 대통령을 역임한 사카슈빌리는 재임기간 동안 유럽연합(EU)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추진 등 강력한 탈러시아·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특히 러시아는 2008년 조지아가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미승인국인 남오세티야를 되찾아오기 위한 군사행동을 개시하자 이를 명분삼아 조지아를 침공(남오세티아 전쟁), 개전 5일 만에 트빌리시를 함락했다. 당시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수도 함락 후 러시아로부터 굴종스러운 평화 조약을 강요받았다.

이후 2013년 대선에서 3선 도전에 실패한 사카슈빌리는 당시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이 이끄는 우크라이나로 넘어가 국적을 취득한 후 오데사 주지사직을 맡아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 중앙정부 인사들과의 심각한 갈등과 무능을 사유로 해임됐고, 결국 2017년 포로셴코 전 대통령에 의해 우크라이나 국적을 박탈당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취임한 후 우크라이나 국적은 다시 복권됐으나 우크라이나·폴란드 등을 오가며 8년간의 국외 망명생활을 한 그는 2021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국으로 돌아갔으나 곧바로 권력남용·살인 및 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해 9년형을 선고하고 현재 수감 중이다.

현재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은 옥중에서 반복적인 단식 투쟁과 독살 위협 등으로 건강을 해쳐 현재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한 병원에 수용돼 치료를 받고 있다. 실제로 수감 전 120㎏가 넘는 거구였던 그는 지난 2월 국영언론사 및 공적자금 횡령 혐의로 열린 범정 심리에서 원격 화상을 통해 자신의 티셔츠를 들어올려 50여kg이 빠진 앙상한 몸을 공개해 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현 조지아 당국이 사카슈빌리 송환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조지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반러감정이 고조된 일반 국민들과 친러성향 여당 간 심리적 괴리와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친러 성향의 집권당인 '조지아의 꿈'이 외국에게 자금을 지원받는 언론과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통제법안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한 수만명의 시위대가 수도 트빌리시 의회 점거를 시도하는 등 시위가 격화됐고, 이를 제압하려던 경찰과 충돌해 양측에 사상자가 발생했다. 결국 무소속 살로메 주라비쉬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시위대에 지지를 표명하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조지아 의회가 법안철회를 발표하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