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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가자지구...수인성 전염병·홍수 공포까지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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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11. 15. 13:29

공습에 하수시설 대부분 파괴…홍수 발생가능성↑
수용시설 환경 열악…수인성 전염병 창궐 우려도
TOPSHOT-PALESTINIAN-ISRAEL-CONFLICT <YONHAP NO-0979> (AFP)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 어린이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가 운영하는 학교 앞에 서있다./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섬멸을 위해 가자지구 내 시가전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겨울철 장마를 앞두고 수인성 질병과 홍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우기인 겨울이 다가오면서 가자지구 내 전염병 창궐과 홍수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도 가자지구에 겨울비가 내리면서 남부 칸 유니스 유엔 대피소에 머물고 있던 피란민들의 옷가지들이 빗물에 흠뻑 젖어버렸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집을 떠나 남쪽 지역으로 대피했다는 한 피란민은 "우리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집에 살았지만 지금은 임시 텐트뿐"이라며 "나일론 방수포와 텐트, 나무로는 홍수를 견딜 수 없다. 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도 있다"고 호소했다.
가자지구에서는 겨울에도 종종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하는데,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도시 내 기간시설이 대부분 파괴되면서 홍수에 대비할 방법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줄리엣 투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 대변인은 가자지구 내 하수 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아주 적은 양의 비라도 거리가 침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마거릿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비가 고통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수인성 전염병과 박테리아 감염, 유아 설사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자지구에서 3만3500건이 넘는 설사 사례가 보고됐는데, 이는 평균 발생 건수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대부분 5세 미만의 어린이에게서 증상이 나타났다.

피란민이 모여들며 이미 포화상태인 수용시설은 변기 하나를 160명이 사용하고 700명이 같은 샤워기를 쓰는 등 전염병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다.

해리스 대변인은 "인프라들이 파괴됐고 깨끗한 식수가 부족하며, 인구 밀도는 매우 높다"며 "휴전을 강력히 촉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계속되는 빗줄기에 비포장도로가 진흙탕으로 변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 피란민들의 이동은 더욱 어려워졌다.

아흐메드 바이람 노르웨이 난민협의회 대변인은 "우기의 시작으로 가자지구는 분쟁 발발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비가 내리면 건물 잔해에 매몰된 이들을 구조하는 작업과 사망자를 묻는 작업이 모두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다음주 더 많은 폭풍우가 예상된다면서 진흙이 이스라엘 무기의 이동을 방해해 전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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