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윤현정 컬처&] 폭염 잼버리 이어 폭설 올림픽까지, 날씨 탓만 하기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121010012765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1. 21. 18:01

KakaoTalk_20240121_162805232
'아르브뤼특별전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문화행사.  /연합뉴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개막 이틀째. 40㎝가 넘는 폭설로 강원도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올림픽은 역대 4번째 동계청소년올림픽이자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사상 최대 행사로 전 세계 78개국 18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고 있다.

본 대회는 단순히 메달 경쟁을 넘어 전 세계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는 스포츠 축제로 우리에겐 지구촌 미래세대에게 대한민국의 다양한 문화를 홍보할 좋은 기회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청소년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젊은 선수들이 몇 년 전 올림피언들이 경기를 치렀던 평창 동계올림픽의 여러 시설에서 경쟁을 펼친다는 데 큰 의의가 있고,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행사 시설의 사후 활용 측면에서도 가장 모범이 되는 우수한 사례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불안한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여름, 연일 체감 온도 40도가 넘나드는 폭염으로 곤욕을 치렀던 새만금 잼버리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폭설이 내리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데자뷔가 연상되어서다. 특히 이번에는 잼버리 대회의 아쉬움을 지워버리고 우리나라의 국제행사 운영 능력과 고품격 문화수준을 보여줌으로써 선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40㎝가 넘는 폭설이라니….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것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라도 하늘이 도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과연 필자만의 뜻일까? 지난여름에 이어 또다시 날씨로 인한 변수가 생긴 것을 불운 탓으로만 간주해야 할까?
KakaoTalk_20240121_162743515
동계청소년올림픽에 맞춰 개관한 강릉 메타버스 융복합 멀티플렉스 전시관. /연합뉴스
바야흐로 세계는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극단적으로 춥고 더운 이상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잼버리와 청소년동계올림픽 같은 글로벌 행사를 개최하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즉 극단적인 날씨의 한복판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전제하고,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 속에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의 개막을 선언했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김진태 강원도지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재열 IOC위원 등 체육계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몰린 사전판매 티켓만 25만장이 넘었다. 그만큼 정부와 스포츠계의 관심과 국민적 성원 속에 축포를 쐈고, 동계스포츠 강국으로서 대한민국 위상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삼았다.

필자는 청소년올림픽에 맞춰 전시시설을 꾸미면서 이럴 때야말로 문화행사가 빛을 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즉 잼버리나 동계올림픽은 주로 야외에서 이뤄지기에 날씨로 인해 차질이 생긴다면, 그 대안(?) 차원에서 대한민국이 내세울 수 있는 K-콘텐츠(실내 전시와 관람 시설, 디지털공연 등)로 수많은 외국 손님을 만족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해외에서 설렘과 기대를 가득 안고 온 청소년들에게 폭염과 폭설로 비워진 시간을 새로운 경험과 좋은 추억으로 채워줄 수 있다면….

물론 이런 시도가 많지는 않지만 현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강릉아트센터에서는 아르브뤼 특별전, 올림픽 행사에 맞춰 개관한 강릉메타버스 융복합 멀티플렉스는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아르떼뮤지엄·딥다이브·아쿠아리움 등 초대형 규모의 뛰어난 문화콘텐츠 시설이 관람객들을 반기고 있다. 이런 시설은 각자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청소년들에게 날씨라는 변수에도 문화행사라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짜릿함을 선사하길 소망해 본다.

결론적으로 K-팝과 K-드라마, 영화에 이어 게임·XR 등 실감콘텐츠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콘텐츠로 우뚝 선 지금, 우리는 'K-문화', 'K-관광'으로 범위를 넓혀 나가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스스로를 채찍질을 해나가야 한다.

윤현정 시인·아이랩미디어 대표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