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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고 없는 IT 대란, 철저한 예방·점검만이 대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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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7. 21. 17:57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가 초연결사회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미 사이버 보안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가 배포한 보안 프로그램이 MS 윈도우 운영체제(OS)와 충돌하며 역대 최악 IT(정보기술) 대란이 발생했는데 미국·영국·독일·호주·일본·스페인 등 곳곳에서 항공·금융·진료와 공장 가동이 멈추는 등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우리나라는 큰 혼란은 없었지만, 저비용항공(LCC)이 발권·예약 등 업무에 차질이 있었다.

클라우드는 데이터와 프로그램, 소프트웨어, 각종 시스템을 넣어두는 저장 공간인데 국내 기업은 60.2%가 아마존웹서비스(AWS)를, 24.0%가 MS 클라우드를 이용한다. 글로벌 데스크톱 PC OS 중 MS 윈도우 점유율은 72%나 된다. 이번에 대혼란을 겪은 항공사와 금융기관, 병원 등은 MS 클라우드를 이용해 피해가 컸다. 19일 전 세계에 5000여 개 항공편이 취소되고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이 멈춘 것은 사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말해준다.

이번 사태는 인터넷·PC·통신·휴대전화·금융·방송 등 각종 기기와 서비스가 서로 연결된 초연결사회가 편리함은 주지만, 반대로 어느 한 곳의 작은 기계 결함이나 시스템 오류로 기업과 사회, 국가를 한순간에 혼란에 빠뜨린다는 교훈을 주었다. IT 대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보안 프로그램과 윈도우 OS의 충돌로 인한 사고로 밝혀졌는데 만에 하나 테러 등 불순한 시도가 있었다면 전 세계 컴퓨터와 통신 네트워크가 모두 마비됐을 것이다.

초연결사회 취약점은 과거 우리나라도 여러 차례 겪었다. 지난해에는 행정과 법원, 교육 전산망 장애가 발생해 사회가 큰 불편을 겪은 일이 있다. 2022년에는 카카오톡 불통, 2021년에는 KT 인터넷이 불통되는 일이 있었다. 카카오톡과 인터넷만 불통돼도 나라가 혼란을 겪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한국은 휴대전화 하나로 통신, 데이터전송, 정보검색, 금융거래, 쇼핑, 학습, 대중교통 탑승 등 모든 것을 다하는데 IT 대란이 생긴다면 피해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IT 대란을 막는 길은 예방과 '백업(Back-up)', 클라우드 분산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MS 사태는 소수 기업에 의한 독과점으로 많은 기업이 같은 기술을 사용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인데 지난 2000년에 있었던 'Y2K' 사이버위기 공포를 떠올리게 된다. 정부와 IT 업체는 국내 데이터센터 등 중요 시설에 기술적인 위험 요소가 없는지 점검하고, 백업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 MS 클라우드 사태가 한국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초연결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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