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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발레단 ‘라 바야데르’로 자존심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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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9. 22. 10:53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 한 달 간격으로 예술의전당서 같은 작품 공연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유니버설발레단
국내 발레단의 양대 산맥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대작 발레 '라 바야데르'를 한 달 간격으로 잇달아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이달 27∼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 뒤, 국립발레단이 다음 달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선보인다.

'라 바야데르'는 120~150명의 출연진이 등장하는 블록버스터 발레다. 인도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젊은 전사 '솔로르'의 사랑을 다룬다.

이번 공연은 화려한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강미선을 니키아로 내세웠다. 유니버설발레단 소속으로 22년째 활동 중인 강미선은 팬들 사이에서 '갓미선'으로 불린다. 2018년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에서 니키아를 완벽하게 소화한 강미선은 6년 만에 다시아름다운 인도 무희로 분한다.
솔로르 역에는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을 앞둔 전민철이 낙점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 3학년인 전민철은 지난 7월 마린스키 오디션에 합격해 내년 2월 입단을 앞두고 있다.

국립발레단 공연에는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세계적인 발레스타 박세은과 김기민이 출연한다. 니키아로 출연하는 박세은은 2018년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았다. 2011년 세계 최고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에 준단원으로 입단한 뒤 10년 만인 2021년 아시아 무용수로는 최초로 에투알(수석 무용수)에 올랐다.

2011년 동양인 최초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김기민은 솔로르로 출연한다. 2015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김기민은 2016년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국내 발레리노로는 처음으로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받았다.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국립발레단
두 작품은 안무에서도 차이를 둔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877년 '클래식 발레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리우스 페티파가 만든 원작을 기반으로 유니버설발레단 5대 예술감독 올레그 비노그라도프가 1999년 재현한 정통 안무를 선보인다. 정교하면서도 화려한 안무와 함께 웅장한 무대세트, 보석으로 치장한 코끼리, 400벌 넘는 의상 등 볼거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국립발레단의 안무는 러시아의 전설적인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2013년 창작한 안무를 사용한다. 화려한 무대 연출보다는 주인공의 인물 묘사와 함께 조연에게도 존재감을 부여한다.

두 작품은 결말도 다르다. 원작 버전인 유니버설발레단 작품은 니키아와 솔로르가 망령의 세계에서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반면 국립발레단은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 솔로르가 회한의 독백을 통해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한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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