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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산 대통령실까지 날아온 오물 풍선, 철저한 대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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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0. 24. 18:00

북한이 24일 새벽 살포한 오물 풍선이 용산 대통령실과 그 주변에 떨어졌다. 풍선이 터지며 전단지(삐라)도 살포됐는데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이 오물 풍선으로 살포되기는 처음이다. 이날 오물 풍선은 지난 5월 첫 살포 후 무려 30번째다. 북 오물 풍선은 기폭장치와 위성항법장치(GPS)가 달려있어 군사 목적에 이용될 소지가 다분한 데 확실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떨어지는 오물 풍선 피해는 심각하다. 지난 5개월 동안 오물 풍선 5500여 개가 식별됐고 재산피해도 3억원을 넘는다. 공장이나 아파트, 단독주택의 옥상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하고, 주택은 손상됐다. 차량 파손 피해도 크다. 항공기 운항도 심각한 차질을 빚는데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경우 6~9월에 풍선 잔해물이 21차례 발견돼 활주로 운영이 20회나 중단됐다. 172대의 항공기 이착륙이 지연됐다. 폭발이라도 하면 대형 사고가 난다.

북한이 대통령 부부를 맹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풍선을 용산까지 보낸 것은 그들이 주장하는 평양 상공 무인기에 대한 보복일 수 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국제사회와 북한에 확성기로 알리고 비판한 데 대한 불만일 수도 있다. 또한 '풍선 무기' 가능성의 시험일 수도 있다. 북한은 평양 상공의 무인기를 우리 군이 보냈다고 열을 올리는데 군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 자작극이라는 얘기도 많다. 북한은 자기들의 드론과 오물 풍선엔 입을 닫는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오물 풍선의 '무기화'다. 북한은 날씨 상황을 고려해 풍선을 보내는데 풍선의 크기와 무게, 바람의 방향과 세기, 비행 거리 등을 체크하고 남한의 대응까지도 계산한다고 봐야 한다. 우리를 골탕 먹인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오물을 보내진 않을 것이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대가 러시아군에 풍선을 이용한 공격법을 가르친다는 외신 보도까지 있는 걸 보면 오물 풍선의 무기화를 경계해야 한다. 철저한 대비책이 마련해야 오물 풍선에 당하지 않는다.

군 당국은 효율적이면서도 강력한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처럼 날아오는 풍선이 건물이나 땅에 떨어진 후에 신속하게 수거하는 방식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후적 조치여서 피해 발생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풍선이 휴전선을 넘는 순간 터뜨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지금은 내용물이 주로 오물이라 큰 위험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풍선 안에 위험 물질을 담아 한 번에 수백, 수천 개를 날려 보내면 엄청난 피해가 뒤따를 것이다. 그럴 가능성에 대한 대비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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