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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작전의 시간이 시작됐다. 윤석열과 김정은 중 우는 자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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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0. 29. 06:00

이정훈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정훈 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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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북한이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필자는 이렇게 판단한다. 이유는 북한 국방성이 10월 28일자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양시 형제산구역 서포1동 76 인민반지역에서 추락된) 적 무인기에는 정치선동 오물 살포계획과 살포한 리력(履歷)이 정확히 기록되여 있다"고 한 후 "10월 8일 23시 25분 30초 백령도에서 리륙하여 우리 공화국의 령공에 침범한 한국 군사깡패들의 무인기는 황해남도 장연군과 초도 주변의 해상을 지나 남(南)조압도 주변 해상까지 비행하다가 변침(變針)하여 남포시 천리마구역 상공을 거쳐 우리 수도 상공에 침입하였다는 것이 해명되였다"고 밝힌 탓이다.

북한이 북한 주민도 보는 로동신문을 통해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입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우리 공화국에 대한 주권 침해행위가 재발하는 경우 모든 화난(禍難)의 근원지, 도발의 원점은 우리의 가혹한 공세적 행동에 의해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국방성 대변인의 경고를 실은 것은 가벼이 볼 수 없다.

한국 무인기가 남포시 천리마구역 상공으로 들어왔다고 한 것도 유의해야 한다. 천리마구역의 평남 강서군 초리면 강선리였기에 지금도 이곳엔 강선역이 있다. 6·25전쟁 후 북한은 이곳에 강선제강소를 세웠는데 1959년 진응원이라는 이가 노력 경쟁인 '천리마작업반' 운동을 일으켰다. 그리고 강선제강소는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로, 이곳은 남포시에 편입되면서 천리마구역으로 개칭됐다(구역은 우리의 구에 해당한다). 한미정보당국은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안에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9월 13일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한 김정은이 "핵탄 생산 및 현행 핵물질 생산 실태를 료해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전망계획에 대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라고 한 후 생산 현장을 돌아보며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 "자만하지 말고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 분리능(能)을 더욱 높이며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른 새 형의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더한층 강화해야 한다"라고 했다며, 원심분리기 시설 앞에 있는 김정은 사진을 게재했다.

2010년 북한이 미국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불러서 보여준 농축시설은 평안북도 영변에 있는 것이 확실한데 영변보다는 강선 시설이 훨씬 더 크다. 영변이 연구용이라면 강선은 본격 생산용이다. 한국 무인기가 천리마구역에 들어갔다는 것은 이 시설을 살펴봤다는 뜻이 된다.
백령도를 지키는 것은 해병대 흑룡여단이지만, 육·공군도 파견돼 있다. 공군 방공관제사령부 예하 레이더 부대는 인민군 항적을 추적하고 육군 드론작전사령부 산하 부대는 드론을 띄워 정밀 정찰을 한다. 북한은 국방성과 국가보위성(우리의 국정원과 비슷) 등이 망라된 련합조사그루빠(그룹)가 추락한 한국 무인기를 분해해 비행조종 프로그람을 분석했다며, '2023년 6월 5일부터 2024년 10월 8일 사이에 작성된 238개의 비행계획 및 비행 리력들이 나왔는데, 10월 8일의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한국의 령역 내에 비행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도 백령도에서 발진한 우리 드론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이 무인기가 백령도에서 발진한 것인지 북한이 꾸민 무인기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북한이 우리 무인기로 단정짓고 '재발할 경우 도발의 원점은 우리의 가혹한 공세적 행동에 의해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한 것엔 주목해야 한다. 백령도 등 서해 도서를 공격 지점으로 선정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10월 12일 인민군 총참모부는 '전시정원 편제대로 완전무장된 8개의 포병여단을 (10월) 13일 20시까지 사격대기태세로 전환하고, 각종 작전 보장사업을 완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10월 13일 20시 이후론 언제든지 사격할 준비를 갖추라고 한 것인데, 이제는 무인기 발진 원점을 거론했으니 인민군은 표적을 선정한 것이 된다.

폭풍군단의 러시아 파병으로 한국 여론이 들끓고 있는 지금이 북한으로서는 한국 보수파의 기세를 꺾어 놓아야 하는 절실한 시점이 된다.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 재발의 통과에 집중할 때 북한이 '마리앙뚜안네뜨 뺨칠 김건희 왕비' 비라를 용산에 떨어뜨리기 위해 전력을 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명령이 떨어지면 무자비하게 시행되는 것이 작전계획이다. 그러나 카운터 작전계획도 있다.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 때처럼 일방적으로 당할 것인가, 대응작전을 마련해 역공을 가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결단과 능력에 달렸다. 김정은에게도 패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버티기 어렵다. 둘 중 한 이는 크게 울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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