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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신화’ 속 곰 돌아왔지만…“안전한 공존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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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 이정연 기자

승인 : 2024. 10. 30. 09:14

5마리 추정에서 현재는 89마리까지 늘어
개체수 관리에서 개체군 관리 검토
안전한 공존 위해선 탐방수칙 숙지 강조
반달가슴곰
지난 28일 전남 구례 국립공원공단 야생생물보전원 생태학습장에서 반달가슴곰이 장난을 치고 있다./공동취재단
반달가슴곰이 우리나라에 복원된 지 20주년을 맞았다. 한때 멸종될 뻔 했던 반달가슴곰이 다시 우리 일상 속에 들어선 건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의 생태계 보전을 위한 증식·복원 사업 덕분이다. 다만 이제는 개체수가 늘면서 앞으로 인간과의 공존 방식에 대해선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28일 전남 구례 국립공원공단 야생생물보전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곰을 복원해야할 대상이 아닌 자연생태계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관리 방식을 전환하고, 관련 활동을 강화해나갈지가 향후 과제"라고 설명했다.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반달가슴곰은 1996년도에 지리산에서 배설물이나 털 등이 발견되며 최소 5마리 정도 서식되는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이후 최소한의 개체군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환경당국이 적극적인 복원에 나선 것이다.

관계자들은 생태계 보전, 단군신화 등 한민족 근원으로 인식되는 대형 포유류가 자칫 한반도에서 사라질 수 있었지만 복원을 통해 역사적·문화적 가치도 함께 보전한 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개체수 증가로 향후 인간과 등산로 등에서 마주칠 확률이 커지는 만큼 안전 대비를 앞으로의 과제로 꼽았다.
반달가슴곰은 시험방사 유전자 분석, 자연적응훈련 등을 거쳐 현재는 89마리까지 늘어난 상태다. 이에 최소 존속 개체군은 확보됐으나 앞으로 확대될 서식지와 개체수 증가를 고려하면 복원 방식을 개체군으로 관리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게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89마리의 반달가슴곰 중 32마리에만 GPS 위치추적기가 달려있어 나머지는 행방불명인 상태인데, 저지대를 중심으로 활동이 포착되는 개체군들 위주로 GSP 위치추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이외에는 탐방객들에게 주의를 요하도록 관리방식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도 매일 각 개체들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일일이 관계자들이 찾아 모니터링하고, 민가 등에 내려오거나 인간과 접촉이 잦은 개체는 별도로 분리해 생태학습장 등에서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달가슴곰은 주로 도토리, 머루, 다래, 버섯 등 열매류도 좋아하지만 물고기나 새알 등도 먹는 잡식성 동물인데, 교미기 등이 다가오면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최근에는 양봉농가 등 민가로 내려와 피해를 입힌 일도 있었다. 다만 현재까지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은 없고, 정해진 탐방로만 이용했을 경우 마주칠 확률은 0.04%에 그친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사람을 기피하고 일본의 불곰 등 다른 곰과 비교해 현저히 공격성이 낮은 반달가슴곰 특성상 탐방 안전수칙만 잘 지키면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김보영 국립공원공단 생태복원부장은 "종을 달고 다니거나 라디오를 틀면 반달가슴곰이 도망간다"며 "안전 대책으로는 해외처럼 곰 스프레이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30일 반달가슴곰 복원 20주년을 맞아 사업성과를 돌아보는 기념식을 개최하고, 홍보행사와 함께 학술토론회도 개최한다. 토론회에서는 △반달가슴곰 보전 현황과 해외 복원 사례 △한국에서 복원중인 재도입 반달가슴곰 연구 △멸종위기종 공존문화 조성과 향후 정책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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