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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 해외서 잇단 러브콜 작가 김지희 “순간의 소중함 느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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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11. 05. 10:36

중화권서 인기...교과서 표지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얼굴 담은 작품으로 '존재'와 '욕망'에 대한 화두 던져
김지희 작가
김지희 작가.
안경을 쓴 인물과 동물 이미지를 통해 욕망과 존재에 관한 화두를 던지는 김지희는 해외 미술계가 주목하는 작가다. 특히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그는 올초 세계 100대 슈퍼컬렉터 아드리안 쳉이 대표로 있는 중국 선양 K11 미술관에서 블록버스터 전시를 열었다. 트레이시 에민, 오노 요코, 마리아나 아브라모비치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거쳐 간 이곳에서 열린 그의 전시는 장장 4개월 간 수십만평 규모의 K11몰 전체를 아우르며 진행됐다. 내년 2월에는 대만에서의 개인전도 예정돼 있다.

김지희의 작품에는 화려한 보석으로 장식된 안경을 쓴 여인이나 동물들이 등장한다. 안경에 가려진 눈이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작가는 몸통이 없이 부유하는 정면의 얼굴, 사람이지만 사람 같지 않은 인위적인 표현을 통해 '욕망'과 '존재'에 관한 화두를 던진다.

김지희는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삶이 유한하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보석처럼 빛나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작품을 통해 순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희 Eternal Golden
김지희의 'Eternal Golden'.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지희는 한국의 전통 종이인 장지 위에 현대적인 주제를 표현한다. 그는 "장지는 안료를 흡수해 깊이감 있는 질감을 나타낸다. 장지가 가진 이러한 성질이 삶의 모습과도 비슷하다"면서 "흔적이 쌓여가는 시간성, 깊이가 인생과 닮아 있다. 때문에 까다롭지만 장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런던, 도쿄, 두바이 등 국내외 주요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300여회의 전시에 참여한 김지희는 마카오 카지노 대부 스탠리 호의 딸 사브리나 호를 비롯해 다수의 수퍼리치 컬렉터들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부자들이 좋아하는 작가'로도 불린다. 특히 지난달에는 아랍에미리트(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하나인 샤르자의 왕자 셰이크 사우드 빈 술탄 알 카시미 왕자가 방한 기간 그의 작품을 소장하기도 했다.

김지희의 작품이 교과서 표지 작품으로 선정된 점도 눈길을 끈다. 그의 '실드 스마일(Sealed Smile)'은 2022 개정 교육과정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 표지작으로 선정돼, 내년 교과서 표지를 장식한다.

김지희 교과서 해냄에듀
김지희의 작품 '실드 스마일(Sealed Smile)'이 담긴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 표지. /해냄에듀
표지에 수록된 작품은 화려한 보석 안경을 쓴 소녀 이미지를 통해 욕망과 존재를 오가는 사유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교과서 개발팀은 뛰어난 작품성과 친근함을 선정 이유로 밝혔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운보 김기창의 작품을 보고 작가의 꿈을 키웠다"는 김지희는 "교과서의 의미가 갖는 무게만큼 더욱 깊은 책임감으로 좋은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2008년 'Sealed Smile' 시리즈를 발표하며 주목받은 김지희는 2022년 가나아트 사운즈 개인전을 개최할 당시, 작품을 사기 위해 오픈런이 벌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작가는 홍콩 뉴월드그룹 대형 쇼핑몰 디 파크(D Park), 중국 화장품 리미, 이랜드, 크록스, 미샤 등과 컬래버레이션 작업도 선보인 바 있다. 또 서울관광재단 등과 서울관광 활성화를 위한 '콜라보 굿즈' 제작에 참여하는 등 미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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