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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국악에 해학은 덤...창극·마당놀이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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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11. 10. 14:10

국립창극단 신작 '이날치전' 14일 국립극장서 첫선
심청이·춘향이·놀보가 한 무대…'마당놀이 모듬전' 29일 개막
소리꾼 김수인(왼쪽)과 이광복. 국립극장
창극 '이날치전'에서 이날치 역을 맡은 국립창극단 소리꾼 김수인(왼쪽)과 이광복. /국립극장
우리 전통예술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신명 나는 놀이판이 펼쳐진다.

조선 후기 명창 이경숙(1820~1892)의 삶을 조명한 국립창극단의 신작 '이날치전'과 마당놀이 대표작을 엮은 '마당놀이 모듬전'이 이달 개막한다.

14∼2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이날치전'은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이자, 날쌔게 줄을 잘 탄다고 하여 '날치'라고 불린 이경숙의 삶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이다. 양반집 머슴으로 태어나 조선 최고의 명창이 되기까지 줄광대와 고수를 거쳐 소리만을 위해 살다 간 이날치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다.

국악과 가요·클래식을 넘나들며 방송·공연 대본을 써온 윤석미가 극본을 쓰고 창작집단 '타루' 대표 정종임이 연출했다. 국립창극단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광복과 JTBC 음악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4'에 출연한 김수인이 이날치 역을 맡았다.
윤석미 작가는 역사서 속 기록을 토대로 작가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이날치를 둘러싼 이야기를 새롭게 직조했다. 신분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며 예인(藝人)으로 살아간 이날치의 삶을 다양한 일화로 보여준다. 윤 작가는 공연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료가 많지 않아 고민하다가 새로운 이날치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때문에 이경숙 명창이 '내 이야기가 아니다'고 할 수도 있다"면서 "지금 세대에게 조선 후기 예술인의 삶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흥겨운 우리 소리와 다채로운 전통연희가 어우러진다. 전통연희꾼들이 남사당패의 풍물놀이를 선보이고, 명창들이 소리 배틀을 펼치는 등 판소리가 가장 성행했던 조선 후기 모습이 무대에서 되살아난다. 여기에 줄타기·판소리·고법·탈춤 등이 어우러진다. 특히 눈앞에서 펼쳐지는 무대 위 줄타기 장면이 백미다.

정종임 연출은 "작품의 첫 장면이 줄타기인데 무대에서 줄타기를 구현하는 게 쉽지 않아 보완 작업을 거치고 있다"면서 "판소리를 중심으로 우리 전통예술의 정수를 전하는 신명 나는 놀이판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2017 마당놀이 공연사진
지난 2017년 '마당놀이' 공연 모습. /국립극장
오는 29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개막하는 '마당놀이 모듬전'은 마당놀이 대표작들을 엮은 공연이다. 마당놀이는 '심청전' 등 대표적인 우리 고전을 풍자·해학으로 풀면서 고유의 노래와 춤 등을 가미한 공연으로 1981년 시작됐다. 국립극장은 2014년 마당놀이를 시작해 2020년 '춘풍이 온다'를 마지막으로 상연했다.

국립극장은 마당놀이 10주년을 맞아 그간 선보인 대표작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 '놀보가 온다' 등의 흥미로운 장면을 엮은 '모듬전' 형태로 4년 만에 마당놀이를 선보인다. 이몽룡·심청이·놀보 등이 함께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손진책 연출을 비롯해 극작가 배삼식,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 등이 다시 한번 뭉쳤다. 마당놀이 스타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도 특별 출연한다. 민은경, 이소연, 김준수 등 국립창극단 스타 배우들과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은 배우들이 함께 한다.

손 연출은 "이번 공연은 분열의 시대에 신구 세대를 한번 모아보자는 의미도 있다"면서 "세 가지 이야기가 엮이면서 서로 보완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내년 1월 30일까지.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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