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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기자의 스포츠人] “K리그는 아시아의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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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4. 12. 04. 11:25

부천FC 1995 스트라이커 루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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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 1995의 루페타 선수./사진제공=부천FC 1995
축구에도 코리안 드림이 있다. 2024년 K리그1과 K리그2에서 뛴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111명이다. 놀랍게도 K3리그와 K4리그에도 외국인 선수가 있다. 2부리그 부천 FC 1995의 스트라이커 루페타(31)는 한국에서 활약 중인 3명의 포르투갈 선수 중 하나다.

- 포르투갈 사람들은 본명이 길다.

"맞다. 제 풀네임은 조아킹 마누엘 웰루 루페타다."

- 언제 한국에 왔나.

"2023년 7월이다."

- 2024년 시즌을 마친 소감은.

"복잡한 감정이다. 코칭 스테프, 프론트, 선수들 모두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이것이 축구다. 축구에선 아무것도 보장되어 있지 않다."
- 작년 성적은 5위, 시즌 전 상위권 전력이라고 했는데 플레이오프도 못 가고 탈락했다. 최종 성적은 8위다.

"끔찍하다. 우리는 플레이오프에 나갔어야 했다.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는 팀이다."

- 뭐가 문제였나.

" 시즌을 분석해 보면 결코 잃어서는 안될 몇 경기에서 중요한 승점을 잃었다. 그것이 탈락의 원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교훈이 있다."

- 뭔가.

"우리 선수단은 모두가 처음부터 함께했고, 서로를 믿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아쉬움은 많지만 후회는 없다."

- 포르투갈 청소년 대표를 거쳐 슬로베니아, 이스라엘, 루마니아 들에서 뛰었다. 이들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 축구의 특징은.

"제가 친구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한국은 아시아의 EPL이고 일본은 아시아의 스페인 리그라고."

- 무슨 뜻인가.

"K리그 선수들은 신체적으로 강인하고 기술적으로 매우 훌륭하다. 또 선수들 모두가 똑똑하고 재능이 있다. 플레이 스타일도 빠르고 격렬하다."

- 한국 문화 적응에 어려움 없었나.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나는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한다. 지금까지 내 경력에서 만난 최고의 사람들이다."

- 소속사 관계자에게 들으니, 입국 전부터 한국 문화를 공부했다고 하더라.

"맞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국 문화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한국 드라마도 많이 봤다. 그래서 입국 첫날부터 한국 문화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어려움은 다른 곳에 있었다."

- 어디였나.

"한국 축구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정신적으로 매우 어려웠다. 처음 6개월 동안 경기하고, 코치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한국 팀원들과 우정을 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시차 적응은 문제없었나. 운동 선수들은 이 문제에 특히 예민하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몸을 쓰는 직업이니까 시차에 민감하다. 한국과 유럽의 시차가 8~9시간이어서 처음 2개월 동안은 수면 장애가 있었다. 잠을 잘 잘 수 없어서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그리고 전술적으로도 적응이 필요했다."

- 유럽 선수인데도 전술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나.

"물론이다. 유럽의 공격수들은 일반적으로 수비에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 리그의 공격수는 공이 없을 때도 팀 수비를 돕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 했다. 훈련도 매우 집중적이어서 매번 110%의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

- 음식은 큰 문제가 없었나.

"전혀. 한국식 바비큐와 김치를 좋아한다. 서울에 단골 레스토랑도 있다."

- 좋아하는 장소는.

"명동, 홍대, 한강이다."

- 일상생활엔 바로 적응했나.

"한국 문화는 제가 겪은 문화 중 가장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문화다. 예의를 중요시하고 서로를 존중한다. 후배가 선배에게 깍듯이 인사하고, 식사도 감독님과 선배가 먼저 첫 숟갈을 뜨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런 점을 동료 외국 선수들에게 알려줬다."

- 한국 생활에 감사한 사람은.

"우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셨다. 인천 라이프스프링교회 변제임스 목사님은 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귀한 조언과 귀한 시간을 주셨다. 여자친구 라라 콜라(Lara Kolar)는 내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 반쪽이다. 제겐 심장과도 같은 사람이다. 팀에도 고마운 분들이 많다."

- 어떤 분들인가.

"먼저 이영민 감독님이 있다. 저는 항상 그가 나의 아버지라고 말해왔다. 감독님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고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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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치고 이영민 감독(왼쪽)과 포옹하는 루페타./ 사진제공=부천 FC 1995
- 축구 철학이나 작전상의 이견은 없었나.

"그건 없을 수가 없다. 때때로 우리는 논쟁을 벌였지만 그것이 축구다. 저는 코치들이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요구한 모든 기술적 포인트는 제 능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고경민 스트라이커 코치는 공격 방법과 득점 방법에 대한 중요한 세부 사항을 알려주었다. 민영기 코치는 공이 없는 상태에서 최초의 수비가 되도록 도와주셨고,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피지컬 코치는 체력을 키우고 몸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심지어는 골키퍼코치의 도움도 받았다."

- 당신은 최전방 공격수 아닌가.

"그렇다. 김지운 코치는 상대 골키퍼의 약점이 무엇인지 늘 말씀해주셨다. 상대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분석 데이터를 공유하는 이태식 분석관도 있다."

- 동료 외국인 선수들과 관계는.

"2014년부터 K리그에서 뛴 닐손 주니어(브라질)는 제 한국 도착 첫날부터 구세주이자 롤모델이었다. 둘 다 포루투갈어가 모국어여서 깊은 얘기도 많이 했다. 카즈(일본)에게는 한국 문화의 선배(?)로서, 동료나 선배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뭔지 알려줬다. 바사니(브라질)와는 환상의 듀오였다. 눈을 감고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닐손, 카즈, 바사니 그리고 저 네 사람은 늘 함께였다."

- 한국 선수 중 가장 기억나는 선수는.

"필드 안팎에서 수많은 도움을 준 우리 주장 한지호 선수다. 감사하고 정말 감사하다. 스테프 중에도 감사한 사람이 많다."

- 누군가.

"3명의 물리치료사가 없었다면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통역을 해주신 샛별 님도 고마운 사람이다. 항상 제가 최고가 되기를 바라셨고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저는 항상 언니라고 부르는데 그분이 그 호칭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하. 조용훈 팀장님도 정말 좋은 분이시다. 한국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부천 FC 1995 구단과 이창민 팀장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 부천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에르메스 여러분, 늘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해준 나의 에이전트 아니 나의 영원한 가족 김원진 링크매니지먼트 대표에게도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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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진 에이전트(왼쪽)와는 가족같은 사이다./ 사진제공=루페타수
- 긴 감사 인사를 들으니 한국을 떠날 것처럼 들린다.

"에이전트를 통해 몇몇 팀으로부터 오퍼가 들어왔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다. 조건은 굉장히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제 우선순위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 다음 팀이 어디가 될지는 에이전트와 하나님의 손에 맡기겠다."

-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시 한번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루페나는...
포르투갈·콩고민주공화국 2중 국적자로, 포르투갈 리스보아현 로리냥 태생이다. 포르투갈 18세 이하(U-18) 대표로 9경기 출전, 4골을 넣었다. 명문 FC 포르투 유소년 출신으로 비토리아 세투발(포르투갈·2014~2015), NK 첼레(슬로베니아·2016~2019), NK 올림피야(슬로베니아·2020~2021), 마카비 페타티크바 FC(이스라엘·2021), FC 보토샤니(루마니아·2021~2022), 마카비 카빌리오 자파 FC(이스라엘·2022~2023)에서 뛰며 163경기 출전, 30득점, 8도움을 기록했다. 2023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부천FC 1995와 사인한 뒤 1년 반 동안 K리그에서 활약했다. 유럽 선수로는 드물게도 학사, 석사 학위가 있다. 영국 더비 대학교 박사 과정에 합격하여, 2025년 9월부터 4년 동안 스포츠 및 운동의 전문 실습 박사 학위 (Doctorate in Professional Practice (Sport and Exercise)) 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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