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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 프리’ 가루쌀의 진가… 제과·제빵으로 입맛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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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록 기자

승인 : 2024. 12. 02. 17:53

농식품부, 100여종 제품개발·할인지원
일반 벼보다 재배 비용·면적 감소 효과
수입 밀가루 수요 20만톤 전환 계획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20~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FOOD WEEK 2024'에서 운영한 가루쌀 홍보관. /제공=농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가 새로운 식품원료로 주목받는 가루쌀의 제품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100여 종이 넘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할인기획전을 열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2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가루쌀 제품화 패키지 지원사업'에 참여한 식품·외식업체는 30개사로 지난달 말 기준 28개사에서 신제품 121종을 출시했다. 사업 참여 업체는 연내 총 125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제과·제빵 신메뉴 개발 사업에도 30개 지역 베이커리가 참여, 올해 6월까지 120여종의 메뉴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가루쌀은 기존 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아도 밀처럼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 품종이다. 공급과잉에 있는 밥쌀 생산을 줄이고 수입의존도가 높은 밀을 대체해 식량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전략작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밀과 달리 물에 용해되지 않는 불용성 단백질 '글루텐'이 없어 글루텐 프리(Gluten-Free) 시장도 겨냥할 수 있다. 글루텐은 체질에 따라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서구권을 중심으로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반 밥쌀은 단단해 제분 관련 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가루쌀은 일반 벼보다 물러 제분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재배기간이 짧아 탄소배출이 적은 환경적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밥쌀 재배를 줄여 쌀값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 쌀 가공식품이 가공밥이나 떡류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가루쌀 면·빵·과자 등 산업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가루쌀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생산된 가루쌀을 정부가 매입·공급해 생산·유통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했다. 관건은 생산된 가루쌀의 소비 기반 구축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식품·외식업계와 협력해 제품개발 및 판로확충도 다각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가루쌀 제품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지원 행사도 진행한다.

일례로 지난 10월 18일부터 4주간 이마트·네이버·쿠팡과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Have a Rice Day!)'을 개최했다. 소비자들은 주요 유통채널에서 가루쌀로 만든 가공식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지난달 1일부터 가루쌀 제품 수요 촉진을 위해 전국적으로 '가루쌀빵 할인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지역제과점 40여 곳 및 뚜레쥬르에서 최대 20% 할인된 가격으로 가루쌀빵을 구매할 수 있다.

아울러 식품 분야 박람회에서 가루쌀 홍보관을 운영하는 등 국민적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0~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FOOD WEEK 2024'에서 신메뉴 개발 지원사업에 참여 업체들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진행했다. 참여 업체들은 가루쌀을 이용한 다양한 신메뉴를 출시, 사용 확대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상에 선정된 그린하우스제과점 박용호 대표는 "가루쌀빵은 풍미가 좋고 소화가 잘될 뿐 아니라 품질 보존도 우수하다"며 "정책 사업으로 기술개발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더 많은 업체가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관련 지원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루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시장 안착을 도모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가루쌀 정책은 쌀 농사를 계속 짓고 싶어 하는 농민들의 영농 편의성은 유지하되 밥쌀 재배면적은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과도기적인 단계에 있기 때문에 민간에서 가루쌀 사용을 늘릴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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