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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 풍선효과?”…‘디딤돌 대출 가능’ 노원·동대문구 아파트 ‘귀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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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4. 12. 11. 14:53

11월 서울 9억·전용85㎡ 이하 거래량 전체 50.5% 차지
신고가 거래도 속출…노원·동대문 등에서 1억 이상 올라
“정부·은행 대출 옥죄기에 문턱 낮은 디딤돌로 수요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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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연합뉴스
요즘 서울에서 정부의 디딤돌 대출이 가능한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특히 이 가격대 아파트 매물이 많고 도심·강남 등의 접근성이 좋은 노원·동대문구 등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본격화한 정부·은행의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와 금융권의 대출 옥죄기에 아파트 매매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지만, 최근 9억원 이하 아파트 매입 문의가 다시 늘고 있다"며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디딤돌 대출로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인 경우 최대 5억원 주택(전용 85㎡이하)에 대해 2억5000만원, 신혼가구나 2자녀 이상 가구에 4억원 까지 저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자녀를 2년 내 출산한 가구는 신생아 특례 대출을 통해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할 때 최대 5억원을 빌릴 수 있다.

11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용면적 85㎡ 이하이면서 9억원 이하인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918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총거래량(1819건)의 50.5%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달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두 채 중 한 곳은 전용 85㎡ 이하면서 시세 9억원 이하였던 셈이다. 전체 거래량 중 이들 아파트들의 거래 비중이 50%를 넘은 것도 올해 2월(51.0%) 이후 9개월 만이다. 10월(47.3%) 대비 거래 비중도 3.2%포인트 더 커졌다.
이런 가운데 해당 요건을 갖춘 아파트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노원구였다. 노원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해당 매매 거래 비중은 17.9%(164건)로 집계됐다. △동대문구(9.9%) △구로구(7.7%) △은평구(6.5%) 등이 뒤를 이었다. 노원·동대문구 등은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 매물이 많은 편에 속하는 지역이다. 지난달 노원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4500만원, 동대문구는 6억1800만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와 은행의 각종 대출 규제가 9월부터 본격화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대출 옥죄기에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문턱이 낮은 디딤돌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면서 이 대출이 가능한 9억 이하·전용 85㎡ 이하 아파트 거래 사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이달 2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디딤돌 대출 한도를 축소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규제 시행 전 서둘러 아파트 매매계약을 마치려는 수요자가 늘며 거래도 활발했던 것이다. 정부는 이달 초부터 디딤돌 대출에 '방 공제'로 불리는 소액 임차보증금 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디딤돌 대출 한도가 서울에선 5500만원, 경기에서는 4800만원씩 줄었다. 동대문구 한 공인중개사는 "규제 시행 전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대출 한도 축소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소식에 매입 가격을 두고 고민하던 수요자 중 지난달 서둘러 아파트 계약을 끝마친 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이 다소 침체해 있는 가운데도 지난달 서울 중저가 매물 중 신고가가 기록된 곳도 속출했다. 노원구 월계동 한일2차 아파트 전용 84㎡형은 지난달 29일 7억원에 사상 최고가 거래됐다. 2020년 2월 기록된 이전 신고가(5억9500만원) 대비 1억500만원 뛰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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