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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정치혼란까지”… ‘연말특수’ 실종에 자영업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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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12. 10. 18:08

길어진 내수침체에 체감경기 더 악화
전문가 "겪지 못한 복합리스크 올것"
주요 경제기관 "내년 전망치 1% 중반"
텅 빈 연말 예약 달력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10일 서울 한 음식점 12월 예약 달력이 비어 있다. 들어온 일부 예약도 취소돼 수정펜 흔적이 남아 있다. /연합

서울 마포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문모씨(46)는 "불황인데 정치까지 말썽이라 장사가 더 안될까 걱정"라며 "가게에 걸린 TV로 매일 뉴스채널을 틀어놨었는데, 손님들이 '보기 싫다'고 해서 예능채널로 바꿨다"고 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캐릭터샵을 하는 황모씨(33)도 "연말이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지만, 요즘은 발길이 끊길까 걱정"이라며 "집회 현장에 나가서 장사를 해야할 판"이라고 혀를 찼다.

◇내수·수출 동반부진에 정치혼란 겹치며 '복합위기'
 

내수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진 와중에 정치적 대혼란의 한파가 불어닥치며 서민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꼽아 기다리던 '연말 특수'가 사라지고 오히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체감경기는 더 악화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이제까지 겪지 못한 복합 리스크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0일 경제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은 한국 경제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제히 경종을 울리고 있다. 정치리스크가 장기화할수록 내수 침체도 깊어지고 경제성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게 공통적인 진단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관광객도 감소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칼바람에 직접 노출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정치적 긴장으로 경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도와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선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업·소비자 신뢰가 약화하면 내수에 부담을 주고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불확실한 정책 환경을 고려할 때 탄핵 가능성과 대통령 교체가 경제 전망에 대한 가계와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했고, 클레이즈도 "현직 대통령에 대한 강한 반발로 인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내수 회복에 잠재적인 하방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하면 韓경제도 위태로워져"

주요 경제기관이 내놓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경제 수정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1.7%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인 2.2%에서 무려 0.5%포인트를 끌어내린 수치다. 연구원은 내년 수출이 2.7% 증가해 선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건설투자는 역성장(-1.2%)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내수한파를 예고한 것이다.

현재 '경제 비상사령탑' 역할을 맡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팀이 총력을 다해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며 3대 신용평가사 컨퍼런스콜과 은행 국제금융담당임원 간담회, 글로벌 IB 애널리스트 간담회 등을 통해 국내 정치 상황이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긴밀한 소통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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