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헌재의 시간] ‘패스트트랙’ 오른 탄핵 심판… “빠르면 2개월내 선고 가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7010009370

글자크기

닫기

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12. 16. 17:58

주2~3회씩 재판 여는 집중 심리 진행
선고 전 국회 추천 3인 합류에 무게
2인 퇴임 앞둔 내년 4월 전 결론 나올듯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을 '패스트트랙'에 올려 심리하기로 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91일, 노무현 전 대통령 63일보다 빠르게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헌재는 재판관 3인이 공석인 현재의 '6인 체제'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의 심리와 변론에는 큰 걸림돌이 아니라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다만 향후 생길 정당성 논란 등을 고려했을 때 6인 체제로 결정 선고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헌재는 오는 27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을 앞두고 수명 재판관으로 정형식·이미선 재판관을 지명했다.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이 재판관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고, 정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는 재판관 성향이 치우치지 않도록 해 사건 쟁점 정리나 심리에 필요한 증거 조사 등의 범위를 폭넓게 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아울러 내년 4월 18일 퇴임 예정인 이 재판관을 수명 재판관으로 임명한 것은 이 재판관의 퇴임 전까지 결론을 내리겠다는 헌재의 의지가 담긴 게 아니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만일 4월 이전에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올 경우 4~6월께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상 2~4주 동안의 변론준비절차를 거친 후에는 본격적인 탄핵심판 공개변론을 열게 된다. 헌재가 가급적 신속한 탄핵 심판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향후 주 2~3회씩 재판을 여는 집중 심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법에 따르면 탄핵심판은 사건 접수 후 180일 이내 선고가 이뤄져야 하지만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례를 보더라도 2~3개월 이내 모두 결론이 났다.

또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가 과거 박 전 대통령과는 달리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위헌·위법 여부를 따지는 다소 쟁점이 간단하고 명확한 만큼 심리가 복잡하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헌법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변호사는 "사실관계나 법리 다툼의 여지가 없어 아무리 길어도 2달 안에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헌재는 6인 체제로도 심리와 변론 모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발언의 초점이 '심리'와 '변론'에만 맞춰져 있을 뿐 '선고'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만큼 6인 체제로 윤 대통령 탄핵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원래의 심리정족수에 미치지 못한 재판관으로 판결을 선고할 경우 향후 정당성 등의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앞서 지난 10월 헌재가 '재판관 7명 이상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는 헌재법의 효력을 정지한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으로 보인다"며 "재판관 공석이 다 채워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명목으로 헌법기관의 심리가 정지·중단 또는 지연돼서는 안 된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 같다"고 전했다.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인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 △조한창 법무법인 도울 대표변호사 모두 임명되면, 헌법 재판관들의 진보와 중도·보수 성향 비율은 2 대 4에서 4 대 5로 재편된다. 이는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닌 만큼 탄핵심판 과정을 멈출 수 있는 헌재법 51조를 적극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헌재법 51조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향후 내란죄 등의 혐의로 수사 후 기소되면 이를 이유로 탄핵심판이 정지될 수도 있다. 헌재는 이와 관련해 "정지 여부는 재판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김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