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심판 돌입…“소추 사유 명확하지 않아”

17일 오후 첫 변론준비기일 진행
탄핵 사유 크게 4가지로 분류
감사원법 개정 추진·위반 등 논란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심판 변론준비 기일인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재판장에서 김형두(오른쪽), 김복형 헌법재판관이 대기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감사원 규정 개정 과정에서 중립성을 훼손한 의혹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 대상이 된 최재원 감사원장 측이 본격적인 탄핵심판 절차에 돌입하며 향후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 헌재는 최 감사원장에 대한 소추 사유가 명확하지 않아 추가 증거 등 자료 제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17일 최 감사원장에 대한 변론준비기일을 열고 최 감사원장을 둘러싼 청구인과 피청구인의 입장을 확인했다. 다만 최 감사원장은 이날 출석하지 않고 변호인단만 입정했다.

최 감사원장의 탄핵 사유는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청구인 측은 최 감사원장이 △감사원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발언하거나 국무총리에게 감사청구권을 부여하도록 감사원법 개정을 추진해 직무상 독립 지위를 부정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를 실시하고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감사 등에서 감사원법을 위반하고 △국회 법사위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김형두 재판관은 "최 감사원장이 독립 지위 부정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청구인 측이) 주장하고 있지만, 직권남용이 무엇인지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소추 사유를 포함한 다른 소추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특정해달라"고 지적했다.

김 재판관은 전 전 위원장 표적 감사에 대해서도 "감사 전체가 다른 건 전혀 없이 전 전 위원장 사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구체적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청구인 측에 요구했다.

김 재판관은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탄핵심판 청구서에 소추 사유 관련 수사 요청 내용 등이 명확하지 않다"며 "양측 모두 전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 요청 등 증거가 있으면 제출해달라"고 부연했다.

최 감사원장의 다음 변론준비기일은 내달 8일 오후 2시에 열릴 계획이다. 헌재는 2주 간격으로 수요일 오후 2시에 이번 사건에 대한 준비절차를 열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

한편 헌재는 오는 18일 오후 2시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무혐의 처분 결론을 낸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첫 변론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이 지검장은 최 감사원장과 함께 민주당에 의해 헌재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