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축구장 1400개 규모’ 여름배추 재배지 발굴… 농식품부, 농업·농촌 개혁 앞당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8010010253

글자크기

닫기

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4. 12. 18. 11:32

18일 경제장관회의서 '농업·농촌 혁신전략' 발표
신규산지 육성·스마트농업 보급 등 기후변화 대응
벼 재배면적 8만㏊ 감축 등 '쌀 산업 개편'도 추진
농촌 생활인구 확대 위해 사업 및 정책 지원 뒷받침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농업·농촌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여름배추 재배적지를 새롭게 발굴하는 등 대내외 여건변화에 맞춰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농식품부는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농업·농촌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농촌은 인구 감소, 농업 성장 정체 등으로 소멸 위기에 직면하고 기후변화는 농산물 공급 불안정성을 확대하고 있다"며 "대내외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정책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농촌 혁신전략은 △농산업 구조혁신 △쌀 산업 개편 △농촌 활력 증대 △정부 지원체계 혁신 등이 골자다. 농촌 생활인구 및 관계인구를 확대해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농식품 공급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농업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우선 농식품부는 농산업 구조혁신을 위해 국가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체계를 마련한다. 여름배추의 경우 평년 재배면적의 약 20%에 달하는 1000㏊ 규모로 신규 재배적지를 발굴한다. 이는 축구장 약 140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크기다. 생산단지 조성 시범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또한 사과는 강원 등 신규산지를 지난해 931㏊ 규모에서 오는 2030년까지 2000㏊ 크기로 육성한다. 신규산지를 중심으로 스마트과수원 특화단지를 내년 3개소 조성하고 2030년까지 60개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냉해·폭염·일조량 부족 등 재해에 대응해 예방시설을 확대하고 디지털 정밀육종 등 기술혁신을 활용, 기후변화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고 재배·사양기술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기상상황별 '농작물 자연재해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보급하고, 경영체·재배·기상정보를 연계해 장단기 수급예측을 고도화한다. 선제적 수급조절을 위한 병해충, 생육정보 등 알림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급위기에 대비해 비축기지 확충 등 노지채소 상시 비축 시스템도 구축한다.

내년부터는 여름배추 등 수급불안 채소류에 대한 해외농업개발 모델 구축 연구도 실시할 예정이다.

스마트농업 성장·확산을 위해 입지·산업 등 규제도 완화한다. 이를 통해 14% 수준인 시설원예 스마트농업 보급률을 2027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데이터 산업 육성을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기자재 표준화 및 스마트농업관리사 국가자격제 도입 등 성장 생태계도 조성한다.

내년부터 관련 기업과 장기 임대 스마트팜을 집적화한 '스마트농업 육성지구'를 4개소 지정하고 주산지를 중심으로 스마트팜 솔루션(소프트웨어)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청년 농촌창업·창농을 촉진하기 위해 전문 교육과정도 개편하고, 농업경영체 법인화를 유도하기 위해 가족농 법인 설립요건을 기존 '조합원 5인 이상'에서 '3인 이상'으로 완화한다.

소규모 영농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농지이용증진사업 절차 간소화, 법인에 농지 출자 시 양도세의 이월과세 전환 등 공동영농 모델도 확산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쌀 산업 개편을 위해 벼 재배면적 8만㏊ 감축을 목표로 '재배면적 조정제'도 내년부터 시행한다. 지방자치단체에 감축목표를 할당해 감축 이행 시 공공비축미 배정 등 정부 지원을 우대할 예정이다.

쌀 가공식품, 수출·해외원조 등 신규 수요도 창출한다. 민간 쌀 활용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 양곡에서 민간 신곡으로 전환하는 식품기업은 정책자금을 우대하고, 가공용 쌀 생산 시범단지도 구축한다.

전통주 주세 감면 구간을 확대하고 밥쌀·쌀 가공식품 수출지원을 강화해 식량원조를 올해 11만톤(t) 규모에서 내년 16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농촌 활력 증대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사업 지원을 뒷받침한다. 각 지자체가 수립한 중장기 농촌공간계획과 관련해 농식품부는 규제 특례, 규제혁신지구 조성 및 활성화 등을 패키지로 지원할 계획이다.

농촌체류형 복합단지, '워케이션' 인프라 등 조성으로 농촌 생활인구를 확대하고 지역 활력도 제고한다. 농촌 삶의 질 혁신을 위해 단지형 임대주택과 커뮤니티시설을 공급하고 IT기술 활용 및 민간협력 등을 통해 교통·의료 관련 농촌 생활 서비스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정부 지원체계도 혁신한다. 농식품부는 사업별 분절적 지원 방식에서 지차체별 통합지원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한다. 지자체는 예산 범위 내에서 신청 대상 사업을 선택하고, 정부는 평가를 통해 우수 지자체에 사업을 추가 선택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공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송 장관은 "시장기능을 활성화하고 민간·지역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산업을 개편하고 제도를 개선해 농업·농촌의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이상기후, 농업인력 감소에도 농식품의 안정적 공급 기능을 유지하고 첨단기술 적용과 해외 진출로 농업 성장 잠재력을 증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영록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