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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들어 불성실공시법인 32개… 한계기업 속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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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5. 03. 09. 18:30

공시불이행·번복 등 불성실법인 전년대비 10건 증가
금양·권텀온 등 상폐 심사대상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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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들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기업들이 전년 대비 40% 넘게 늘고 있다. 경기 침체에도 물가는 상승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한계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유상증자 게획을 철회하거나 허위로 판매계약 및 체결 공시를 하는 등 투자자들의 피해를 야기시키고 있어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날까지 불성실공시법인지정 건수는 총 32건이다. 전년 동기 대비 45.5%(10건)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불성실공시법인 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2건에 불과했던 유가증권시장 불성실공시법인수는 올해 들어 8건으로 증가했다. 국제약품, 대양금속, 고려아연, 경인양행, STX,이수페타시스, 금양, OCI 등이다. 지정 사유로는 공시불이행과 공시번복이 각각 4건, 공시변동은 1건이었다.

이중 금양이 불성실공시로 인한 누계 벌점이 15점 이상되면서 관리종목지정기준에 해당,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양은 지난해 공시한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결정을 철회하는 공시번복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이로 인해 부과된 벌점은 7점으로 1년간 누계 벌점만 17점이다. 작년 유상증자 결정 당일 5만 6500원이던 금양의 주가는 현재 1만 3060원으로 하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에도 장래사업 및 경영계획을 거짓으로 공시했다는 이유로 2억원의 제재금과 벌점 10점을 부과받은 바 있다. 몽골 광산개발 관련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작년 매출액으로 4024억원을 예상했다가 66억원 수준으로 정정한 것이다.

코스닥시장에선 지난해 20건에서 올해는 22건으로 2건 늘었다. 공시번복이 11건에서 16건으로, 공시불이행이 7건에서 11건으로 증가했다. 코넥스시장에서도 올 해 들어 2건 발생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이차전지 솔루션 기업인 퀀텀온이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 발행금액의 20% 이상 변동 내용을 담은 공시변경으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다. 부과된 벌점은 9.5점으로 최근 1년간 회사가 받은 벌점은 총 19점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같은 공시변경은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작년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당일(5월 7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3.09% 올랐고 다음날에도 29.99% 주가가 치솟았다. 당시 이 회사 주가는 1595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유상증자 변동 내용을 공시하면서 해당일 주가가 4.83% 하락해 현재는 612원으로 거래 정지된 상황이다.

경기 침체로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자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거나, 차입금 증가 결정을 늦게 알리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 체결을 늑장 공시하거나, 판매 및 공급 계약 해지 사실을 알리는 공시 번복 형태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기업들의 늑장 공시와 공시 번복 등으로 해당 회사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보게 된 투자자들이다. 정부는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주식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밸류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일부 기업들의 꼼수는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계기업 증가는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 유인을 저해하고, 증시 경쟁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부실기업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불투명한 자금 조달, 무분별한 인수합병 등 불공정거래를 시도할 동기가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업 퇴출시 일반 주주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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