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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산림은 약 1만5000ha로 서울시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도시숲은 특히나 우리에게 많은 해택을 주는 자원이다. 우선 여름 한낮의 평균기온을 3~7도 낮춰주고, 습도는 9~23% 높여주는 기후조절로 우리가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도시의 소음을 감소시키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미세먼지를 흡착하는 대신 맑고 깨끗한 산소를 제공한다. 나아가 아름다운 경관으로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 효과와 함께 휴식과 치유의 공간도 제공해 주니 참 고맙고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서울의 산불은 최근 10년간('15년~'24년) 연평균 9건 발생하여 17.2ha의 산림 피해가 있었고, 2025년에도 구로구 온수동에 1건이 발생해 0.56ha의 산림이 소실된 적이 있다. 2023년 4월 인왕산 산불 외에는 대부분 초기에 진화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는데, 이는 시민들의 빠른 신고와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산불을 진화해준 진화대원들 덕분이다. 특히 서울시는 소중한 숲을 산불로부터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AI와 드론을 활용한 첨단 감시 장비를 활용해 상황을 확인하며, 현대화 된 산불진화장비를 확보해 산불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서울시의 산불발생 원인을 보면 원인미상이 61%, 입산자 실화 11%, 소각 10%, 방화 3% 순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원인미상의 대부분이 실화로 추정된다. 고의나 과실로 산불을 내면 크게 처벌을 받는데, 지난 2023년의 경우 고의 산불 2건에 대해서 법원은 징역 3~4년을 확정한 바 있으니 산을 이용하는 모든 시민들의 산불예방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 산불을 내면 법령에 따라 징역 또는 벌금을 받게 되고, 산림에서 흡연 또는 화기를 소지하는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산불 발생으로 인해 개인이 받는 불이익보다 더 큰 손실은 산림을 잃고, 잃어버린 숲이 회복될 때까지 시민들 모두가 숲을 가까이할 수 없는 것이다. 애써 가꾼 산림도 산불이 나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한다. 이를 다시 원상복구하는 데는 40~100년이라는 긴 세월과 막대한 노력, 비용이 투자돼야 한다.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으로 근무하며, 도시에 조금이라도 더 정원과 나무를 채워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원은 시민에게 힐링과 위로, 마음의 안정을 선사하면서 동시에 환경을 회복시키는 '지구회복제'이다. 정원국제위원회의 피렌체 헌장(1981년)에 따르면 '정원은 현대생활의 긴장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으며, 자연을 통해 우리의 삶을 느끼며 자신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적혀있다. 서울시민과 자연을 회복시키는 산림을,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잃지 않기 위해 조그마한 산불 하나까지 예방해야한다. 그리하여 좀 더 회복된 서울을 후세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나도 좀 더 정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지키고 싶은 아름다운 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