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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빠진 미얀마 지진 구호 현장…“트럼프 USAID 해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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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 인턴 기자

승인 : 2025. 03. 31. 17:25

"美 지원, 4월 2일까지도 없을 것"…中, 205억원 지원 약속
Myanmar Southeast Asia Earthquake
인도·미얀마 구조대원들이 2025년 3월 31일 월요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지진으로 붕괴된 우 라 텐 불교 수도원에서 시신을 운반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이경은 인턴기자 = 미국이 미얀마 지진 구호 활동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전략적 원조를 예고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구호 활동을 주도해 온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해체한 결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USAID 내부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미국의 지원이 4월 2일까지도 미얀마에 도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얀마에서 지난 28일 규모 7.7의 강진으로 2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자 세계 각국이 긴급 지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30일 미얀마 주재 미국 대사관이 발표한 '인도주의 단체를 통한 최대 200만 달러(약 29억원)의 지원' 외에는 다른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주 자메이카 순방 중 "미국은 대외원조 활동을 계속할 것이지만 대폭 축소된 형태일 것"이라며 외교 정책 우선순위를 고려할 전략적인 원조를 예고했다.

미얀마 지진 발생 이후 주재 미국 대사관은 USAID 본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USAID 인도주의지원국 책임자 팀 마이스버거는 "지원이 있더라고 과거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얀마 지진이 발생한 28일 지진 피해 지원을 준비하던 USAID 인도주의지원국 직원들을 해고하기도 했다. 미얀마 주재 미국 대사관의 인도주의 고문으로 일할 예정이었던 직원 역시 해고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두 달 간 USAID를 폐쇄하겠다고 하며 예산과 인력을 감축해 왔다.

이에 따라 재난 발생 지역에 배치될 전문가 계약, 파견팀 수송 계약 등이 중단돼 USAID의 인프라는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두바이와 말레이시아의 창고에 있는 USAID의 식량과 비상 물품, 의료 키트 등 구호 물품도 언제쯤 미얀마로 지원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대조적으로 중국은 미얀마 지진 구호를 위해 1400만 달러(약 205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이 약속한 지원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은 미얀마 현지에 구조대원 126명 수색견 6마리를 비롯해 의료 키트와 드론, 지진 감지기를 보내 수색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초까지 국제개발처 아시아지부 부국장을 맡았던 마이클 쉬퍼는 "국제개발은 미국의 외교정책에 도움이 된다"며 "미국 없는 현장에 중국만 나타난다면 국제사회에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진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도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사가잉 지역에 두 차례에 걸친 공습을 감행했다.

사가잉 지역 주민 코 아웅 쿄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정 수장은 지진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죽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은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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