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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韓·트럼프 통화, 상호이해와 협력의 출발점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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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4. 10. 00:01

/연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고위급 대화의 물꼬를 텄다. 통화는 28분간 이뤄졌는데 한·미동맹 강화, 무역균형 등 경제협력, 북핵 문제 등이 협의됐다. 구체적으로는 관세와 조선,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과 LNG 수입, 방위비 등이 논의됐는데 긍정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통화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화 분위기가 좋았다"는 글을 올렸는데 한·미동맹을 확대·강화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날 통화는 한 권한대행의 직무 복귀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세계 각국이 긴장하는 가운데 진행됐는데 출발부터 좋았다. 트럼프는 무역대표부(USTR)에 "상호관세 협상은 한국 등 동맹부터 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70여 국가가 미국에 협상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 권한대행도 미국 CNN 인터뷰에서 "상호관세에 맞서지 않고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중국이나 유럽연합(EU) 등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반발해 맞불 관세를 부과하며 충돌하는 것과 다른 접근법이다.

트럼프가 "대화 분위기가 좋았다" "한국 등 동맹국부터 협상하라"고 한 것은 한 권한대행과 한국을 좋게 보고 앞으로 경제·안보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미국은 한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연간 557억 달러인데 흑자폭을 줄이면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트럼프는 한국의 조선 건조 능력,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 참여, LNG 수입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 이 분야에서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기대된다.

통화에서 트럼프는 "군사보호 대가가 논의됐다"고 했는데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난해 기준 연간 1조6000억원을 지출한다. 트럼프는 한국을 '머니머신(Money Machine)'으로 부르며 50억 달러, 100억 달러를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날 구체적 액수를 언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가 방위비 재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는데 북핵 위협 등을 생각하면 방위비 인상은 불가피하다. 협상을 잘해서 부담이 너무 크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세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위협과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에 더해 높은 관세로 경기침체 공포까지 겹쳐 경제와 외교안보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도 위기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이 절실한데 한 권한대행이 긍정적 통화를 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한 권한대행이 안으로 야당의 정치공세를 지혜롭게 극복하면서 밖으로는 한·미관계에 새로운 협력의 틀을 마련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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