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 대역전극, 방신실·박주영 공동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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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는 13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2·668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강풍 속에 5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친 김민주는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2위 방신실과 박주영을 3타 차로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김민주는 KLPGA 정규 투어 95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김민주는 우승 직후 "사실 우승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안 했다"며 "마음을 비우고 나왔는데 첫 우승이라는 선물 같은 일이 일어나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날 노보기를 기록한 김민주는 이날 17번 홀 퍼트가 홀 바로 앞에서 멈춰 보기를 기록한 데 대해선 "아쉽긴 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 다 했다고 생각하고 넘겼다"고 돌아봤다. 우승 상금 1억 8000만원을 수확한 김민주는 첫 우승을 하면 하고 싶었던 일을 묻자 "핸드폰이 좀 오래돼서 엄마한테 우승하면 바꾸겠다고 선언했다"며 "이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며 웃기도 했다. 그는 "올해 우승이 첫 번째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일어났다. 목표 수정을 해야할 것 같다"며 남은 시즌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2022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김민주는 신인 시절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거둔 준우승이 그간 최고 성적이었다. 같은 해 신인왕 포인트 5위, 대상포인트 34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던 김민주는 이후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진 못했다. 2023년 SK쉴더스· 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오른 것이 이후 최고 성적이었고, 2023년과 지난해 각각 5차례 톱10에 진입했다.
2002년생으로 167㎝의 비교적 장신인 김민주는 신인 때 드라이브 비거리 8위(248.0173야드)를 기록하며 장타력을 선보였고,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준우승 당시 7연속 버디로 눈길을 끌기도 했으나 2023년 세부 지표가 다소 하락하며 기복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대상포인트에서 34위로 이전 시즌과 비슷한 성적을 거뒀으나 평균타수(26위), 드라이브 비거리(26위), 평균 퍼팅(22위)로 준수한 기록을 내며 안정감을 되찾은 모습도 보였다. 김민주는 올해 앞선 두 대회에서도 공동 33위와 컷 탈락을 오갔지만,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잠재력을 발현했다.
2타 차 단독 5위로 이날 라운드를 시작한 김민주는 초속 9m가 넘는 강풍 속에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는 12번 홀(파4)에서 방신실의 보기를 틈타 2타 차로 달아났고 16번 홀까지 거리를 유지했다. 김민주는 17번 홀 보기로 1타 차로 쫓기며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방신실과 박주영 등 추격자들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다시 한숨을 돌렸다. 김민주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으로 보내 버디를 잡으며 3타 차로 달아나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2라운드부터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인 방신실과 박주영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나란히 공동 2위에 올랐다. 방신실은 1번과 3번 홀 버디로 한때 3타 차 단독 1위로 치고 나갔지만 이후 타수를 잃으며 역전을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가영은 5언더파를 몰아치며 지한솔, 리슈잉(중국)과 함께 9언더파 279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전날 선두를 1타 차로 추격했던 고지우는 난조를 겪으며 공동 8위(7언더파 281타)로 하락했다. 지난주 올 시즌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예원은 2타를 줄여 8언더파 280타 단독 7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