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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선 아무런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는다. 다만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물론 그가 사기를 저질렀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파월 의장 해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그들에게 해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대부분 찬성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보다 좀 더 신중한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연준이 워싱턴에 위치한 두 개의 역사적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과도한 예산을 사용한 점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해임 사유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해당 건물 리노베이션은 2017년 연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진행 중이며, 지난 3년 동안 본격적인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연준 측은 공사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석면이 발견되고, 토양 오염과 높은 지하수 수위 등으로 인해 비용이 초과됐다고 설명했다.
건물 리노베이션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대통령의 연준 인사 권한에 대한 법적 제약과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은 연준 인사를 단순한 정책적 견해 차이만으로는 해임할 수 없으며,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실제로 파월을 해임하려면 '중대한 위법행위'나 '직무 태만' 등 법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자신의 경제 고문이자 측근인 케빈 해싯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또한 "파월을 재지명한 건 바이든"이라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1기 당시 지명됐고, 2022년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재임명됐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이번 주 초 "파월 해임은 계획에 없다"고 밝혔으며, "파월 의장의 임기가 내년 5월 종료되면 연준 이사회에서도 물러나도록 새로운 인물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공개 비판에 대해 "스포츠 감독이 심판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장기 국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정치적 요구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경우,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불안정해지고 해외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는 일은 드물지 않지만, 임기를 채우기 전 의장을 해임하려는 시도는 미국 역사상 매우 이례적이라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