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반년 만에 20조 확대…4대 은행 예대금리차도 0.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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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5년 6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은행권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54%포인트로 전월과 동일했다. 지난해 12월 1.43%에서 1월 1.46%, 2월 1.49%, 3월 1.52%로 지속 확대된 데 이어, 5월부터는 1.54% 수준을 유지 중이다. 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4.64%에서 4.09%로 0.55%포인트 하락했지만, 수신금리는 3.21%에서 2.55%로 0.66%포인트 떨어지며 금리차가 커진 것이다.
이 같은 금리 구조는 주요 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202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은 총 10조3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금리 인하기,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 변수가 존재했음에도 이자이익 합계는 21조924억원으로 1.35% 늘었다.
이 가운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를 앞두고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예대금리차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스트레스 DSR은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제도다. 3단계는 모든 가계대출 심사에 수도권 기준 가산금리 1.5%를 적용하며, 이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 1161조5000억원으로, 2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대비 20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6월 한 달 동안에만 6조2000억원이 늘었고, 5월에도 5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만 놓고 봐도, 6월 말 기준 잔액은 923조1000억원으로, 6월 한 달에 5조1000억원, 지난해 말 대비로는 20조6000억원 늘었다.
주요 시중은행을 살펴보면,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2024년 12월 1.46%포인트에서 2025년 3월 이후 줄곧 1.5%포인트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기준 예대금리차(정책금융 제외)는 같은 기간 1.13%포인트에서 6월 1.42%포인트로 0.29%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신한은행이 1.5%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국민은행 1.44%포인트, 하나은행 1.38%포인트, 우리은행 1.37%포인트 순이다. 하나은행만 전월(1.39%포인트) 대비 소폭 축소됐다.
이처럼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적극적으로 낮추면서도 대출금리는 서서히 조정해 이자마진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자금조달 구조의 변화가 지목된다. 손재성 숭실대학교 교수는 "은행들은 금융채를 발행해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예금을 굳이 공격적으로 끌어올 필요가 없다"며 "금융채 발행 금리가 낮아지면 예금금리를 더 빠르게 낮출 수 있고, 이로 인해 이자수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