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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뒤집어쓸 자신이 있는가? 보령머드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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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이장원 기자

승인 : 2025. 08. 05. 13:11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머드축제 여름 천국
12도 자연풍 냉풍욕장, 포토스폿 개화예술공원
서울관광재단, 지방 상생 '머드 트레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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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머드축제. / 이장원 기자
한여름 무더위가 한창인 지금 서해안 충남 보령에서는 머드축제가 진행 중이다. 여름 바다 하면 흔히 동해 바다를 떠올리지만 머드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잠시 머드와 하나가 되면 '색'다른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데 혈액순환과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하니 서해 바다를 찾는 것이 현명할지 모른다. 보령은 에어컨을 풀가동해도 따라올 수 없는 시원한 실내 여행지, 자연과 함께하는 정원 등 다양한 피서지를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여름 가족동반 여행지로도 제격인 보령으로 가본다.

◇ 조화로운 세상, 상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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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상화원. / 이장원 기자
금·토·일 중 하루를 끼고 보령 여행에 나선다면 먼저 죽도 상화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 일주일 중 이 3일에만 개방하기 때문이다. 상화원은 죽도가 지닌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한국식 전통정원이다. 섬 전체를 둘러싼 약 2km의 회랑을 따라 바다를 보며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지붕형 회랑은 햇빛과 비를 막아줘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여유로운 산책이 가능하다. 중간 중간 쉴 곳도 많아 바다를 보며 휴식하기에도 좋다. 걷다 보면 나오는 방문객 센터에서 입장권을 제시하면 음료와 떡도 제공한다. 해변 정원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는 특별하다. 바위로 부서지는 파도와 곳곳에 꾸며진 해변 연못, 돌담과 한옥을 보고 있자니 이 섬이 내 것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상화원은 '조화를 숭상한다'는 뜻의 이름이라고 한다. 산책로에서 만나는 조형물과 미술 작품들은 세상의 다툼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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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상화원. / 이장원 기자
◇ 누군가의 추억, 대천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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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 / 이장원 기자
'보령이 어디지?' 하는 이들이 가끔 있는데 대천해수욕장 하면 들어보지 못한 이는 없을 것이다. 친구 중 누군가는 조개 구워 먹으러 다녀왔다고 자랑한 그곳이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어 이곳에서 바다도 보고 조개도 먹은 추억을 지닌 이들이 많다. 그래도 소개를 하자면 1930년대부터 외국인을 위한 휴양단지로 자리잡은 서해안 최대의 해변으로, 백사장 길이만 3.5㎞에 폭이 100m에 달한다고 한다. 서해답게 노을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천해수욕장에서는 해수욕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 바다 위를 나는 듯한 '짚트랙'으로 짜릿함을 느낄 수 있고, 해상 레일 바이크를 타고 시원하게 바닷가를 달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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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 / 이장원 기자
◇ 나를 내려놓자, 보령머드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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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머드축제. / 이장원 기자
대천해수욕장 앞에는 머드광장이 있다.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에는 보령머드축제가 열린다. 올해 보령머드축제도 지난 7월 25일 개막해 오는 8월 10일까지 진행된다. 보령머드축제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축제로도 알려져 있는데, 여행에 일가견이 있는 북미·유럽 여행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재미있다는 뜻이다. 축제장에는 머드 풀과 머드 슬라이드를 비롯해 머드를 이용한 각종 놀거리가 있는데 보통 물놀이와는 비교를 거부한다. 한쪽에서는 머드 배구를 즐기고, 한쪽에서는 상대방을 머드에 빠뜨리는 게임도 한다. 특히 팀을 나눠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머드 세례를 퍼붓는 게임이 압권이다. 특이한 점은 외국인들이 좀더 잘 노는 감이 있다는 것이다. '흥' 하면 세계 최고라는 한국인들인데 머드 앞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다소 밀리는 경향이 있다. 보령머드축제에는 패밀리존이 있어 가족동반 머드놀이도 가능하다. 크진 않지만 반려동물 존도 있다. 워터파크 존에도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있어 머드 없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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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머드축제. / 이장원 기자
◇ 한여름에도 12도, 냉풍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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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풍욕장. / 이장원 기자
보령 성주산 북쪽 자락에는 냉풍욕장이라는 곳이 있다. 옛날 목욕탕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산 중턱의 동굴처럼 생긴 입구로 들어가면 한여름에도 겨울급의 시원함이 밀려온다. 냉풍욕장은 과거 영보 탄광이 있던 곳을 개발해 관광지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땅속 깊은 곳으로부터 자연풍이 나오는데 집이나 사무실에서 에어컨을 아무리 틀어도 느낄 수 없는 자연스러운 시원함이 특징이다. 12~14도의 땅속 바람은 외부 기온이 더울수록 공기 밀도차에 의해 더 세게 분출된다고 하니 더울수록 이곳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 은근히 춥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옷을 조금 챙겨가는 것도 좋다. 몸에 열이 있는 사람은 하루 종일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쉽게도 체류를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냉풍욕장에서는 폐광의 자연풍을 이용해서 재배하는 특산물 양송이도 만나볼 수 있다.

◇ 사진 명소, 개화예술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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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예술공원 허브랜드. / 이장원 기자
성주산 남쪽 골짜기에는 개화예술공원이 있다. 예술작품과 함께 구도와 각도를 잘 잡아 사진 찍기에 딱 좋은 곳이다. 회색 혹은 검은색의 오석(烏石)을 이용한 조각 작품들이 곳곳에 놓여 있는데 규모와 크기가 상당하다. 공원에는 연못과 폭포 등이 조성돼 있다. 시인들의 시를 새긴 비석을 따라 뜻을 음미하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있다. 이어지는 양 갈래 길은 '사랑이 이뤄지길'과 '내 인생 반짝반짝 빛나길'로 나뉘는데 '사랑이 이뤄지길'을 밟는 중년 아저씨의 뒷모습이 잠시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한다. 허브 향기 가득한 허브랜드에서는 더위를 피해 식물과 물고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공원 안 바둑이네 동물원에는 토끼, 사막여우, 라쿤, 프레디독 등 여러 동물들이 있는데 강아지들도 함께 살고 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니 들어가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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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예술공원. / 이장원 기자
◇ 서울-지방 상생 '머드 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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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령 머드트레인에 탑승한 외국인 여행객들. / 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관광재단은 올여름 보령시, 보령축제관광재단, 코레일관광개발과 함께 '서울-보령 머드트레인'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서울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 관광 콘텐츠로 기획돼 지역 경제와 골목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머드트레인은 △개화예술공원 △보령전통시장 △보령머드축제를 하루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서울역에서 대천역까지 왕복 열차와 현지 셔틀을 제공한다. 1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도 포함됐다. 외국인 본인과 외국인을 동반한 여행객에게는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한다. 지난 7월 26일과 8월 1일 두 차례 여행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오는 8월 8일 열차가 한 차례 더 출발할 예정이다. 서울관광재단은 '7일 체류, 3000만 방한 관광객 시대'를 포함한 '3377' 서울관광 미래비전 실현에 대비해 지역과의 연계 여행으로 상생을 도모하는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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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예술공원에서 진행 중인 전시 '인생찬가'. / 이장원 기자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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