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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용으로 성능을 낮춰 설계한 H20 칩 수출을 금지했지만, 지난달 수출 재개를 허용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백악관은 중국이 자체 AI 칩을 개발해 칩 경쟁에서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95%에서 4년 만에 50%로 하락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재개 논의 과정에서 H20 칩 수출 재개가 협상 카드로 사용된 것으로도 알려진다. 그러나 3주가 지나도록 상무부가 수출 허가 발급을 지연하면서 실제 중국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고, 이틀 뒤부터 상무부가 허가 발급을 개시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황 CEO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로 꼽히며, 지난 5월에는 중동 순방에 동행해 UAE에 수십만 개의 첨단 AI 칩을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H20 칩 수출 통제에 대해 "중국 기업만 더 강하게 만든 실패한 정책"이라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전체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약 170억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H20 수출 통제로 수십억 달러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등 안보 전문가 20명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H20 수출 허용 시 AI 분야에서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우위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