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등으로 상추 수급 차질에 가격 올라"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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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지난 18일 찾은 세종시 조치원 세종전통시장은 평일인 만큼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1차 소비쿠폰 사용이 어느정도 이뤄진 가운데 효과성을 묻자,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유씨(여·61)는 "소비쿠폰 사용이 끝나가니까 사람이 없다"며 "경기가 안 좋고 영세 가게인데도 세금을 너무 많이 내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소비쿠폰) 카드 때문에 세금을 막 먹이는 것"이라며 "소비쿠폰 풀어봤자 다시 갚아야 하는 돈이고, 솔직히 빚인데 서민들이 더 살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야채가게를 운영 중인 임씨(여·86세)는 "우리 가게는 카드 리더기가 없는데 우리같이 노인들이 운영하는 가게에 와서 소비쿠폰 카드를 왜 못 쓰냐면서 손님들이 화를 내는 통에 속만 상했다"며 "소비쿠폰으로 시장에 손님이 많아진 것도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임씨는 수해 등 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임씨는 "상추가 요즘 비싼데, 비에 잠기고 다 녹아서 그런 것"이라며 "지금 진열해놓은 상추도 되레 서울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소비쿠폰 도움을 톡톡히 봤다는 상인도 있었다.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심씨(남·54세)는 "휴가철 전까지 소비쿠폰을 사람들이 계속 사용했고, 최근 손님들 카드를 보면 남은 금액이 거의 다 소진돼 가는 상황"이라며 "육류쪽은 원체 여름철은 (밖에서 사먹거나 해서) 장사가 잘 안 되는데, 이번에 제대로 덕을 봤다"며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소비를 대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심씨는 "평상시 현금매출 비중이 30% 정도 된다고 하면, 이 비중이 10% 아래로 낮아졌다"며 "사람들이 소비쿠폰을 많이 쓰는 대신 시장에서 현금 보기가 어려워진 거 같다"고 말했다.
◇소비쿠폰 효과 두고 '분분'…"기업활동 위축할 제도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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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소비쿠폰 지급에 8조7000억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가운데 주요 민생과 밀접한 고용 지표가 하락세를 면치 못 하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고용 진작 등 근본적인 경기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구조개혁을 통해 기업환경을 개선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근본적인 내수 활성화 대책이라고 지적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관세 문제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 구조개혁이 시급한 시점에서 소비쿠폰을 나눠주고, 세금 올리겠다는 얘기들까지 한꺼번에 했다"며 "돈을 뿌려서 소비가 늘어나야하지만, 그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해줘야 하는데 노란봉투법 등으로 기업활동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 등이 주가에도 반영됐다"며 "내수 회복을 위해서 물가 안정도 이뤄야 하는데, 환율 등 통화 가치의 회복도 굉장히 중요한 작업중에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