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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이란이 지난달 테헤란 서부 국립 우주항공 공원에서 개최한 군사 전시회에서 그동안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극초음속 미사일과 각종 탄도미사일, 무인기 등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전시 공간에는 지난 6월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과정에서 격추됐다고 주장하는 이스라엘 드론의 잔해도 함께 전시됐다.
이번 전시는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주도했다. 전시를 총괄한 알리 발랄리 IRGC 준장은 FT에 "국민들이 우리 손으로 만든 무기를 직접 보고, 이 무기들이 조국 방어를 위해 개발됐다는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이란은 이미 미사일 개발 강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FT는 이란 당국이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6월 이스라엘과의 단기 군사 충돌에서 노출된 방공 능력과 군사적 취약성에 대한 내부 비판을 누그러뜨리려 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양측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주고받았지만, 이란의 공격 상당수가 요격되면서 군사적 성과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제기된 바 있다.
이란은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 당시 미사일 한 기조차 보유하지 못했던 국가에서, 현재는 자체 무기를 개발·수출하는 군사 강국으로 도약했다는 서사를 강조하려 했다고 FT는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란 사회 내부의 불안한 정서를 의식한 행보이기도 하다. FT는 이란 시민들 사이에서 최근 상황을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으며, 당국이 이를 군사력 과시로 돌파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핵 협상 재개를 둘러싸고도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체결된 핵합의(JCPOA)를 두고 서방과 이란은 사실상 합의가 무력화됐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상호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FT는 이란의 이번 무기 전시가 대내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대외적으로는 협상 국면에서의 협상력을 동시에 염두에 둔 복합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