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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경남 랜드마크72 옆 ‘그 흉물’의 전말… “원금 회수에만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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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2. 04. 11:42

vicem
베트남 하노이 경남랜드마크72 바로 옆, 11년째 흉물로 방치된 베트남 시멘트공사(VICEM) 타워의 모습/독자제공
베트남에서 1조 2450억 동(약 695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11년째 흉물로 방치된 베트남 시멘트공사(VICEM) 타워 사건의 책임자들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4일(현지시각) VN익스프레스와 뚜오이쩨에 따르면 하노이 인민법원은 전날 '국가 자산 관리 위반 및 입찰 규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응우옌 응옥 아인(73) 전 VICEM 사장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610억 동(약 34억 원)의 배상금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에서 "피고인들은 사업성이 없음을 알면서도 임대 수익률 등 경제 지표를 조작해 사업을 강행했다"며 "이들의 잘못된 판단과 법규 위반으로 인해 막대한 국가 예산이 낭비되고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흉물이 남게 됐다"고 질타했다.

하노이 팜흥 거리, 한국 기업과 교민들이 많이 입주해있는 경남 랜드마크72 바로 옆에 위치한 VICEM 타워는 지난 2011년 야심 차게 착공됐으나 2015년 골조 공사만 마친 채 자금난과 사업성 부족으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당시 투입된 예산만 1조 2450억 동(약 695억 원)에 달했는데, 당초 VICEM 경영진은 총사업비를 2조 7000억 동(약 1507억 원) 규모로 부풀려 승인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건물은 오랜 기간 흉물로 방치된 탓에 주재원들과 교민 사이에서도 "주차타워를 짓다가 투자가 꼬였다", "쇼핑몰이 들어오려고 했다가 잘 안됐다" 등의 소문이 파다했다.

재판부는 특히 "2019년 전문 기관의 평가 결과, 현재 상태에서 추가 투자를 해 건물을 완공하더라도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데 100년이 걸린다는 충격적인 결론이 나왔다"며 사업 자체가 애초부터 '밑 빠진 독'이었음을 지적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아인 전 사장 외에도 레 반 쭝(74) 전 이사회 의장이 징역 13년, 즈 응옥 롱 전 프로젝트 관리단장이 징역 12년 6개월을 선고받는 등 관련자 13명이 줄줄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임대료를 실제 시세보다 2.5배 높게 부풀려 사업 계획서를 꾸미고, 시공 능력이 없는 업체와 결탁해 뒷돈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아인 전 사장은 재판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번듯한 사옥을 지어주고 싶었다"며 눈물을 흘렸으나, 재판부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국가 시스템을 기망한 행위"라며 엄벌을 내렸다.

법원은 이번 판결과 함께 제2의 VICEM 사태를 막기 위해 △공공 투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예비 타당성 조사 가이드라인 강화 △부실 공기업에 대한 관리 감독 체계 정비 등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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