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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부동산 매각하는 보험사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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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6. 02. 04. 16:56

이선영증명
삼성생명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삼성생명 잠실빌딩'을 삼성Fn리츠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매각 금액은 2079억원으로, 오는 3월 중 거래가 이뤄질 예정인데요. 거래가 마무리되면 잠실빌딩의 매각 금액은 삼성생명의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생명은 잠실빌딩 매각 배경에 대해서 '부동산 리밸런싱' 차원이라고 설명합니다.

삼성생명의 부동산 매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수 년간 보유자산의 리밸런싱을 위해 부동산을 팔아왔습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를 6451억원에 매각한 바 있습니다. 삼성생명은 3분기 실적에 페럼타워 처분이익 약 2300억원을 반영하면서 호실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매각은 삼성생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부동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흥국생명빌딩을 흥국코어리츠에 매각하면서 7193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지난 2024년에는 한화생명이 서울시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을 한화리츠에 넘겼죠. 거래금액은 808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빌딩을 매각하는 데에는 복잡한 속내가 있습니다. 현재 보험사들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수익성 악화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본업으로 벌어들이는 보험손익은 예전과 같지 않죠. 지난해만 하더라도 주요 보험사들의 보험손익은 줄어들었습니다. 본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보유 자산의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보유에 따른 임대수익을 얻는 것보다 매각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겁니다.

보험사가 지분을 직접 보유한 계열 리츠에 매각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삼성Fn리츠는 삼성생명(19.51%)과 삼성화재(18.73%)가 지분을 들고 있고, 흥국코어리츠는 흥국생명(18.82%)과 흥국화재(14.86%)가, 한화리츠는 한화생명(30.18%)과 한화손해보험(16%) 등이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계열 리츠에 빌딩을 넘기면서 보험사는 현금 확보를 하는 한편, 임대수익 일부를 향후 배당으로 받을 수 있는 겁니다. 보험사 입장에서 부동산을 넘기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부동산 매각은 유동성 확보로도 이어집니다. 한 번에 수천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 등 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죠. IFRS17 도입 이후 부동산 자산에 대한 위험계수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부동산 보유에 따른 적립금 부담이 과거보다 커진 만큼 부동산 유지보다는 처분을 택하는 겁니다. 향후 본업 투자 여력도 생길 수 있습니다. 매각대금 일부가 실적에 반영되면 실적 방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매각은 단기적으로 보험사 실적 개선을 견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죠. 매각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입니다. 확보한 현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보험사의 미래 경쟁력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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