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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책임은 확대, 원·하청 노조간 교섭은 분리…노란봉투법 매뉴얼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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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2. 27. 12:58

하청노조, ‘전체 하청단위’로 원청과 교섭…원청노조와는 별도 운영
교섭창구 단일화는 유지…복수 노조 땐 대표노조 선출
사용자성은 노동위가 초기 판단…공고 미이행 시 부당노동행위 적용
노조법 2·3조 안착 위해 공동브리핑 나선 고용노동부 장관·중앙노동위원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달 10일 개정 노동조합법 2·3조(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원·하청 교섭 절차를 담은 최종 매뉴얼을 확정했다. 원청의 사용자 책임은 확대하되, 교섭단위는 원청과 하청을 원칙적으로 분리하는 '투트랙' 구조를 공식화했다.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동 브리핑을 열고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했다. 앞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교섭단위 판단 기준을 정비한 데 이어, 현장에서 적용할 구체적 절차까지 확정한 것이다.

개정 노조법은 근로계약 관계가 없더라도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경우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하청노조는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매뉴얼은 원청노조와 하청노조를 원칙적으로 서로 다른 교섭단위로 본다고 명시했다. 원청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는 사용자 책임 범위와 이해관계, 근로조건 결정 구조가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원청노조는 하청노조의 교섭창구 단일화 대상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원청 사용자는 원청노조와 하청노조 등 최소 2개의 교섭창구를 상대하게 된다. 노동부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유지하되, 하청노조들은 '전체 하청노동자 집단'을 하나의 교섭단위로 구성해 단일화 절차를 거쳐 원청과 교섭하도록 했다.

하청 단위에 복수 노조가 존재하면 교섭요구 공고 후 대표노조를 정해야 한다. 과반수 노조가 대표가 되며, 과반수 노조가 없을 경우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한다. 반면 하청 단위에 단수 노조만 존재하면 별도의 대표 선출 절차 없이 곧바로 원청과 교섭할 수 있다.

원청 사용자가 하청노조의 교섭요구를 받으면 7일간 사업장 게시판과 전산망 등에 공고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이 가능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용자성 판단은 노동위원회가 초기 단계에서 신속히 심리하도록 했다. 정부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 절차를 별도로 거치지 않더라도 원·하청은 구조적으로 분리된 단위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청노조 간에도 직무, 근로조건, 상급단체 소속 등이 현저히 다를 경우 노동위원회 판단을 거쳐 교섭단위를 추가로 분리할 수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하청노동자의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면서도 기존 교섭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균형을 찾았다"며 "시행령과 해석지침, 매뉴얼을 통해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원청 사용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교섭은 비용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이라며 "원·하청 격차 해소가 산업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하청노동자 집단 단위 교섭을 기본값으로 제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교섭창구 증가에 따른 행정 부담과 현장 혼선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매뉴얼은 3월 10일 법 시행과 함께 적용된다. 정부는 첫 적용 사례가 4월 중순께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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