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죽느냐 사느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2019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190102010001061

글자크기

닫기

김지수 기자

승인 : 2019. 01. 02. 15:54

Israel Palestinians <YONHAP NO-3944> (AP)
사진출처=/AP, 연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2019년은 정치 인생의 향방을 좌우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오는 4월 9일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네타냐후 총리가 만일 정면돌파에 성공할 경우 다비드 벤구리온 초대총리를 넘어 최장기간 재임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에는 권좌에서 내려와 긴 법정 다툼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의 대표로서 2009년 연립정부 구성을 통해 총리직을 맡은 이후 10년째 집권을 이어가던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연정 파트너 이탈과 자신의 부패 혐의로 정치 인생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11월 연정의 한 축을 이루고 있던 극우 정당 베이테누 소속 아비그도르 리버만 당시 국방장관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휴전 합의에 반발해 사임하고, 이를 계기로 베이테누가 연정에서 이탈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베이테누의 이탈로 연정의 의석수는 전체 120석의 절반을 겨우 넘는 61석으로 줄었다.

뿐만 아니라 부패 혐의 수사도 네타냐후 총리의 목을 조여오고 있다. 지난해 2월 이스라엘 경찰은 수 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뇌물과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네타냐후 총리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받고 있는 혐의는 크게 세가지. 첫번째는 호주의 카지노 재벌 제임스 패커와 ‘보헤미안 랩소디’‘파이트 클럽’ 등 여러 유명 영화를 기획·제작한 이스라엘의 억만장자 아논 밀천으로부터 샴페인·시가·보석 등 100만 세켈(약 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그 대가로 세법 개정과 미국 비자 발급 지원 등의 편의를 제공한 혐의다. 두번째 혐의점은 예디오트 아르노스 신문사와 공모해 경쟁 일간지 이스라엘하욤을 공격했다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세번째 혐의는 자신의 오랜 친구 샤울 엘로비치가 최대 주주로 있는 이스라엘 최대 통신업체 베젝(Bezeq)의 뉴스 사이트에 자신에 대한 우호적 보도를 유통해주는 것을 대가로 부당한 사업 이득을 제공했다는 것.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간 상태다. 아비하이 만델블리트 이스라엘 검찰총장은 사상 최초로 현직 총리를 기소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지의 채널10 방송은 지난달 중순 만델블리트 총장 측이 네타냐후 총리를 기소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이것이 좌파 정적들에 의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의회 조기해산 및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현재 군복무 면제 대상인 극단적인 정통파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징병 추진을 둘러싼 연정 내 의견 불일치를 내세웠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금 시점에 조기총선을 제기한 진짜 동기는 검찰의 기소 결정을 미루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에 돌입하면 검찰 측에서 선거 개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 선거 이후에는 유권자들로부터 새롭게 받은 지지를 바탕으로 검찰을 압박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일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에 승리한 후 기소가 될 경우에는 법적으로 사임할 의무는 없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기소될 경우 하나 이상의 정당이 연정을 탈퇴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권력 장악을 위태롭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임에 성공한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 단계에서부터 파트너 정당들에게 자신이 기소될 경우에도 연정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지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