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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OPEC+ 합의, 하루 1천만 아닌 2천만배럴 감산”...미 감산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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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4. 14. 11:21

트럼프 대통령 "줄여서 말해도 OPEC+ 하루 2천만배럴 감산"
외신 "미국 포함 전세계 감산 수치"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민간에 감산 압박, 추가 비축유 구매 가능성 작아 보여
Virus Outbreak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의 하루 970만 배럴 감산 합의가 2000만 배럴 감산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의 하루 970만 배럴 감산 합의가 2000만 배럴 감산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감소한 전 세계 원유 수요에 맞먹는 감산으로 국제 유가 급락을 막고, 이것이 경제 활동 재개 후 미국의 성장 곡선이 브이(V) 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협상에 관여해 왔는데 줄여서 말해도 OPEC+가 감산하려고 하는 숫자는 하루 2000만 배럴로 일반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1000만 배럴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근처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세계가 코로나19 재앙으로부터 비즈니스로 돌아간다면 에너지 산업은 현재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다시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매우 큰 비즈니스가 제 궤도에 다시 오르도록 나와 함께 협력한 모두에게, 특히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 대통령 “OPEC+, 하루 1000만 배럴 아닌 2000만 배럴 감산”...로이터 “미국 등 산유국 포함 수치”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미국을 포함해 산유국 그룹을 더 넓게 포함한 수치로 보인다”고 했고,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적인 감소 추정치를 언급했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앞서 OPEC+는 12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가스콘덴세이트 제외)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로이터는 OPEC+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등 비(非)OPEC+ 산유국이 감산에 동의하고, 각국의 전략 비축유 구매를 고려하면 실질적 감산량은 하루 2000만 배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4월부터 산유량을 올린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추가 감산 효과가 있고, 미국·캐나다·브라질·인도네시아·노르웨이 등 비OPEC+ 산유국이 하루 400만∼5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이라는 수치 등에 근거한 것이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도 주요 20개국(G20) 국가의 감산 약속과 전략 비축유 구매 등을 감안하면 총감산량이 195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미국 감산·추가 전략 비축유 구매 나설 가능성 작아 보여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비OPEC+인 미국의 감산이나 추가 전략 비축유 구매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먼저 미국의 원유 생산은 중동·러시아·아프리카 등 산유국과 달리 민간 부문이 담당하고 있어 정부가 감산을 지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원유 생산 세계 1위라고 ‘자랑’해온 터라 민간에 ‘압박’을 행사할 가능성도 작다.

아울러 2조2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에 이어 추가 예산을 의회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 등이 기대하고 있는 추가 전략 비축유 구매까지 나설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 우선주의’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2000만 배럴 감산’ 언급은 트윗의 말 그대로 ‘OPEC+ 감산 숫자’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OPEC+ 합의 직후 트위터에 “이것은 미국에서 수십만 개의 에너지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고 적으면서 ‘미국 우선주의’의 ‘속내’를 드러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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